(박봉준의 2024년 신년시) 나는 속초에 산다…”갑진년 새해에는 가슴에 축복마크 하나씩 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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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초에 산다

                                           박봉준

가을에 설악산 단풍을

카톡에 올렸다

다들 속초에 오고 싶다고 부러워하기에

아무 때나 오고 싶을 때 오라고

큰소리쳤다

설악산에 큰 눈 내려 설경을 카톡에 올렸다 속초에 살고 싶다고 어디 값싸고 전망 좋은 땅 없냐고 댓글이 대추 달리듯 했다.철마다 오징어 양미리 도루묵 축제 언제 하느냐고 생선구이 물회 물곰탕 섭국 맛집 추천해 달라고 난리다

햇빛 좋은 날이면

설악이 호수에 내려와 멱을 감고

건너편 바다가 고운 치아로 환하게 웃는

나는 속초에 산다

갑진년 푸른 새해에는 속초 사람들

가슴에 축복의 심벌마크

하나씩 달고 살자 (끝)

시인 박봉준…2004년 『시와 비평』 등단.시집 『입술에 먼저 붙는 말』 『단 한 번을 위한 변명』,두레문학상. 강원문학상 수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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