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급식소에서…”봉사는 사랑의 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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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사랑의 절정입니다. 타인에 대한 숭고한 희생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무료급식소 경노잔치 날입니다. 계성여고 동창 부부들이 십시일반 기부로 이루어집니다. 급식소 신부님께서 저에게 특별요리를 주문했습니다. 잔치국수입니다. 국수 맛은 육수가 좌우합니다. 180인분 준비를 부탁했습니다.

이틀 전 참치집을 하시는 권사님과 육수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습니다. 무와 양파는 춘천교구 사제 아버님이 농사지은 것이라며 들고 오셨습니다. 급식소에 있는 액젓, 된장, 황태머리, 묵은 김치, 계란, 간마늘을 제외한 멸치, 민물새우, 다시마, 청양고추, 대파, 김가루를 샀습니다.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가 달립니다. 수사님과 봉사자 몇 분이 음식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방에 들어가 껍질 채 양파 10개, 큰 무 6개를 썰고 대파 2단, 황태머리 40개, 민물새우 2봉지, 다시마 1봉지, 간마늘 2봉지, 청양고추 30개, 된장 한 국자, 멸치 2상자를 양념 주머니 두 개에 나누고 대형찜통에 육수를 끓입니다. 간은 액젓과 소금으로 맞춥니다. 권사님이 육수 맛을 보시고 엄지 척을 합니다.

“신부님 육수가 환상적입니다.”

봉사자들이 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씻어 하나씩 크게 뭉쳐놓습니다. 육수가 끓는 동안 비닐봉지에 국수를 담고 지단과 김가루를 넣은 봉지를 묶습니다. 대형 가스불 앞에서 이따금 육수 주머니를 뒤집어줍니다. 감칠맛 나는 뜨거운 육수를 비닐봉지에 담습니다. 뜨거운 열기만큼 봉사의 기쁨도 뜨겁게 차오릅니다. 봉사는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봉사자 얼굴들이 달덩이처럼 환합니다. 식당 안에서는 급식소 손님들에게 드릴 선물보따리를 큰 비닐봉지에 꾸립니다.

배식과 선물 나눔을 마치고 봉사자들이 모여 국수를 먹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육수 맛이 환상이라며 엄지 척을 합니다. 이틀 전부터 장을 보고 새벽부터 육수를 준비한 보람이 먹는 사람들의 미소에서 피어납니다. 어느 봉사자는 두 그릇을 먹습니다. 성무로 못 오시는 보광사 스님들께 드릴 육수와 국수를 챙겨 주지스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형님 스님은 두 그릇을 뚝딱, 모두가 맛있게 드셨다고 합니다.

감칠맛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정성과 사랑에서 우러나옵니다. 3일 전부터 공을 들인 급식소 육수는 엄지척입니다. 봉사자들 모두가 감칠맛 나는 잔치국수를 드시고 달맞이꽃 미소를 피웁니다.

글:최종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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