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아야진 출신 시인 박봉준 시집 ‘단 한번을 위한 변명’(도서출판 상상인)이 출간되었다.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박봉준은 2004년 등단후 2018년에 첫 시집 ‘입술에 먼저 붙는 밤’을 상재한 바 있다.
시집에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해초냄새가 난다.이번 시집에서 박봉준은 고향 아야진과 청호동 그리고 바다등을 앞세워 그의 삶을 관통한 고향과 고향 언저리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바다는 박봉준에게 어머니와 같은 공간이다. 아야진 바다의 파도소리와 뱃고동 소리를 들으면서 유년의 꿈을 키웠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시집은 그의 삶의 족적을 시어로 아로새긴 것이라고 할수 있다.
“늘 가슴에서 파도소리가 들리는 생각해도 아야 아야 눈물이 나는”(아야진2)곳이 그의 고향 아야진이다.비석치기 딱지치기 하던 아야진의 골목길를 소환하고 어릴적 그 여자의 모습을 윤슬의 햇살에 비추어 보기도 한다. 그의 바다는 오징어와 청호동 아바이의 속초로 이어지면서 추억의 아련한 풍경을 어금니에 물게 한다. 그가 제목에서 변명이라고 했지만 이는 분명 삶의 치열한 기록이나 생활의 눈물겨운 묘사다.지역의 독특한 정서와 삶과 마주하는 고백이다.
오랜시간 객지에 머물다 귀향 다시 바다와 마주한 몸과 영혼으로 바다와 바람을 겪은 그의 시적 그물에서만 건져 올릴수 있는 작업이다. 고향에 돌아온 후에도 지역문학의 의미있는 축적을 위해 분주한 활동을 하는 그는 천성적으로 아야진 사람이다.나아가 그는 실향민들의 기막힌 삶을 시어로 들여다 보고 있다.
그 점에서 박봉준의 시는 고향의 바다와 바람소리를 마주하지만 분단의 생채기를 안고 있는 지역의 억눌린 삶을 보듬고 있다.양간지풍 바람이 거센 봄의 길목에서 그의 시를 읽으니 창으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겹치면서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박봉준은 2004년 ‘시와 비평’ 신인상,두레문화상을 수상했고 한국문인협회 고성지부 회장을 역임했다.강원고성문학회,강원문인협회등을 통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류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