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착안과 계획으로부터 시작하여, 점검과 평가를 거쳐 더 좋은 방향으로 진화해 가야 한다. 해양심층수를 ‘순환재생형 해양자원’으로 이용하고자 2000년 기획연구를 실시하고, 오호항 한켠에 컨테이너 2동을 설치하여 기초연구를 시작하였다.
2005년,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해안에 해양심층수연구센터(현, 해수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동원, 두산 등 8개 공모기업과 해양심층수 시작품을 출시하였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어서 유통되지 못하자 해양수산부는 법제화 계획을 세우고, 2007년 ‘해양심층수 개발 및 관리에 대한 법률’을 어렵게 제정하였다. 그 법에 따라 2008년부터 해양수산부는 해양심층수의 보전·관리 및 개발·이용의 합리화를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확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제4차 기본계획이 발표되는 시점이다.
법제화후 15년이 지난 지금, KBS 일요스페셜에 ‘신비의 물 해양 심층수(2002.04.28)‘로도 소개되었던 해양심층수 산업은 어떤 상황일까? 그 현황은 처음 계획을 세우고, 야심차게 발표하였던 계획에 얼마나 근접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만간 그 목표에 도달하고, 넘어설 수 있을까?를 해양심층수연구센터 설립 20주년을 앞두고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01년부터 기초연구를 시작하자 청색혁명(Blue Revolution)에 감명을 크게 받았던 해양수산부 차관의 지시로 해양신산업 창출을 위한 사업계획을 바로 수립하여야 했다. 그 결과를 2002년 2월 27일 해양수산부 대회의실에서 ‘해양심층수 사업 추진계획 설명회’를 개최하여 발표하였다. 법정 계획에 앞서 정부가 발표한 공식적 첫 사업계획이었다.
그 추진 목적은 해양심층수를 이용하여, 1) 기능성 식수, 식품, 의약품 등 개발, 2) 지역민 소득증대 및 국토의 균형있는 발전 도모, 3) 신해양산업의 선도적 창출을 하고자 하였다.
기본 방향으로 2010년까지 송지호 동측 해안의 81,900평에 ‘해양심층수 테크노파크’를 구축하기로 하고, 1단계로서 해양심층수연구센터 주변의 19,000평을 개발하여, 연구개발, 창업지원 및 시범산업(생수, 소금, 제빙, 식품, 양식 등)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였다. 494억원을 투자하여, 시범산업단지를 조성하면 연간 400억원 이상의 매출과 100억원 이상의 순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순익이 컸던 것은 정부가 취수 및 급수시설을 설치하고, 원수를 구입하면 되는 비용 경감 뿐 아니라 일본 등지에서 해양심층수 제품의 단가가 일반 제품에 비해 높았던(예, 생수 1.42배) 것에 기인하였다.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후에, 종합적인 해양심층수 테크노파크가 2010년경 완성되면 해양심층수 산업의 시장규모는 5,694억원, 생산유발효과는 1조 5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전업하고, 변모해 왔지만 최근(‘22년 기준)의 해양심층수 시장은 약 5,7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양심층수개발업체에 의한 직접 매출은 500억원, 이용업체에 의한 관련상품 매출은 5,200억원으로 분석되었다. ’19년에 비해 2.8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사업 계획에서 해양심층수테크노파크가 조성되면 2010년경 달성될 것으로 예상하였던 매출 규모 5,000억원 이상이 2022년경 동해안에 산재한 개발업체 및 전국의 이용업체에 의해 달성된 것이다.그러나 산업은 성장기에 막 접어 든 상태이고, 기업들은 불황과 침체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해양심층수 테크노파크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미국 하와이의 HOST(Hawaiian Ocean Science & Technology) park에 의한 최근의 연간 경제효과는 약 2천억원($145M)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여전히, 해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그린 산업 단지에서 다양한 기후테크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안보 위기의 시대, 친환경적인 순환재생형 해양자원인 해양심층수의 잠재적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시대이다. 식량, 에너지, 물의 생존 필수자원을 확보하는 것부터 기능성 식의약품, 웰빙 소재 및 해양치유 등에 활용해 나가야 할 해양심층수 산업의 방향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반추해 보아야 할 지난 과정을 정리하여 시리즈로 공유해 보고자 한다.
글:김현주 박사(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수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