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칼럼) 공부가 운명을 바꾼다…인재육성이 필요한 5가지 이유

0
431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이 난다”고 했다. 지금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당시의 상황은 먹고 입고 살림을 사는 게 힘들어 각 가정에서는 자식들 중에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출세하여 가족들의 衣食住만이라도 해결하려 했다. 정말 이런 시련이 동기가 돼, 헐벗고 기거할 곳 없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죽을 힘을 다해 집안의 운명을 책임 지고 열심히 공부했다.

이제는 그럴 일이 없어졌다. 게을러도 먹고사는 데는 문제가 없고 왠만하면 놀면서도 살아간다. 그러니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공부의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지금 학생들은 배우고 경험할 것이 다양해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는가에 따라 배움에 차이가 크다. 과거의 학생들보다 전반적으로 실력이 월등해 지방 학생들이 옛날 방법으로 공부하면 도시 학생들과 학력 경쟁을 할 수 없기도 하다. 환경적으로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서는 자극이 적어서 대부분 현실에 안주하여 공부 의지를 갖기가 어렵다.

지방 학생들은 공부는 왜 하고,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공부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나의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등에 관심이 없고 부모·사회 입장에선 설명이 쉽지 않다. 학교나 가정이나 사회에서 그 필요성을 얘기해도 설득력이 없고 사회 전반이 공부하는 분위기를 볼 기회가 없으니 학생들은 느낌이 없다. 지방 학생들이 도시 학생들처럼 자극이 많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미래 설계를 위해 자극을 받고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런 부족한 환경을 서울 생활 체험으로 자극을 주고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주자.

그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공부는 자신을 발전시키는 도구로써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깨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 둘째,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 공부를 통해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 이 능력은 학문적 문제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꿈과 목표를 이루는 발판을 만든다.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생각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 계획하여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많은 직업과 기회는 공부를 통해 얻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

넷째, 삶의 선택폭을 넓혀준다. 공부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고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더 많이 준비된 사람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고학력자와 저학력자의 직업 선택 기회가 통계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다섯째, 다방면에서 세상과 연결하게 된다. 언어 공부나 기술 습득이 국제적인 경험을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그 예가 되겠다. 공부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글로벌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래서 인재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에 의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장학금이라고 일회성으로 기부한다든가 정기적인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학비가 없어 공부를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학생 수는 줄고 있는데 교부금은 작년보다 3조가 늘어 72조 원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교부금이 많으니 학생들 공교육비는 국가에서 충분히 지원이 가능하다. 물론 장학금 기부활동을 폄훼하고 무익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후학을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자는 뜻이다. 인재육성 대상을 저학년으로 하면 좋겠다. 저학년을 주 목표로 하는 이유는 비용 효율면에서 효과적이다. 나이가 적을수록 육성비용과 지식에 대한 흡입력이 크고, 이들에게 동기만 부여해주고 공부가 무엇인지만 느끼게 해주면 그 이후로는 별로 지원이 필요 없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재육성 활동은 지속 발전 가능해야 한다. 지역 분위기를 공부하는 환경으로 만들자. 생활은 습관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말했듯이 ‘희망이 있기를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일도 미래고 모래도 미래이며, 일 초 후도 미래다. ‘현재’는 항상 ‘미래’를 전제하고, 현재가 있기에 미래가 존재한다. 그런데 세상 좀 살았다는 사람들은 인생을 달관한 것처럼 행동하며 허투루 내일 죽음을 말하며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미래를 방관한다. 우리는 나이 들어도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우리 사회에서 보호받고 사랑받고 혜택을 받은 것에 대해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해야 한다. 특히 지역의 百年大計를 위해 후학을 양성하여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제일 큰 일이라 생각 한다.

학생이 공부를 하도록 동기를 만들어 줄 자극이 필요한데, 그 자극은 평소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찾기 힘들다. 따라서 배움에 자극받을 것들이 많은 도시 환경을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게 해줘야 한다. 서울에서 역동적이고 활기찬 학생들과 시민들의 생활을 보고 느끼면 좋겠다. 입법·사법·행정부의 각 부처를 견학하고, 대학을 방문해 강의도 방청하고, 가능하면 대기업 방문 및 유명 뮤지컬, 오페라, 음악회, 미술 전시회, 과학 박람회, 병원, 연구소, 창작활동 장소 등 모든 분야 견학이 필요하다. 배움은 단순히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활동만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도구이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을 때도 배움은 필요하다. 부지런한 농부가 항상 불만이었다. 옆집에 사는 농부는 늘 쉬어가면서 농사일을 하는 대도 자기보다 소득이 많기 때문이다. 추수철에 옆집 농부는 논에서 낫질을 하다 자주 논둑에서 휘파람을 불며 쉬었다 다시 벼를 베는데, 자기는 쉬지 않고 벼를 베지만 낟가리는 옆집 농부보다 적었다. 쉬는 동안에 옆집 농부는 낫을 갈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도구를 잘 쓰는 것도 지식에서 나온다. 지식은 지혜의 근본이다. 모든 일은 지혜로워야 한다.

정말 공부는 어렵다. 상인은 남의 주머니에 든 돈을 어떻게 하면 내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까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행동을 다해 노력한다. 그래도 수백 수천 번 노력해야 한두 번 성공한다.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남의 머리에 든 지식을 내 머리에 넣는 것이라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 머리에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넣어주는 것이다. 아무리 가르쳐도 공부하는 사람이 받아들일 의지가 없으면 넣어줄 수 없다. 그렇다면 배우는 사람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고 가정에서도 하고 사회에서도 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집안 분위기가 공부하는 분위기라야 한다. 화장실에도 책이 있고 테이블 위에도 책이 또는 신문이 있고 침대 머리맡에도 책이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경제 여건이 열악하니 가정교육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부모들의 노동 강도가 높고 소득 수준이 낮아 자녀 교육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사회적으로 교육 인프라뿐 아니라 열의도 부족하니 우리가 힘을 합쳐 지역사회 교육을 돕고자 한다. 인재육성재단을 만들어 그 역할을 해보자! 우리의 노력으로 모든 학생이 변할 수는 없겠지만 단 몇 명, 아니 단 한 명이라도 변할 수 있다면 가치가 있다. 우리는 그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 시작하기 위해 훌륭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훌륭해지기 위해선 시작해야 한다(You don’t have to be great to start, but you have to start to be great). 혼자의 힘이 미약하니 우리들의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

글:김승수(서울 취재 본부장)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