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플륫 오케스트라 ‘울림’ 창단 연주회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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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토요일 속초문화회관에서 열린 플륫 오케스트라 ‘울림’ 창단 연주회 잘 보았습니다. 첫 곡을 오페라의 유령을 했는데, 마치 시침 분침 초침이 잘 맞아 돌아가듯이, 혹은 수학문제를 풀어 나가듯이, 자로 잰 듯 정교하게 서로가 호흡을 맞춰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곡인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왈츠는 춤곡답게 낭만적으로 흘렀지만, 여전히 절제된 느낌의 연주들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모임의 창단 연주이다 보니 두 대의 건반악기가 반주로 도왔고, 전자드럼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좀 더 화려한 음색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반주 악기들이 크지 않은 볼륨으로 플륫들을 부각시키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가수 박준석님의 ‘천천히 한 번에 하나씩’이라는 노래 가사가 연상될 정도로 무리하지 않는 연주들이 담담히 펼쳐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템포들이 다소 느리게 설정된 측면들도 있고, 그러다 보니 곡 중간에 지휘자님이 템포를 당겨서 조금 빨라지다가 다시 느려진 측면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지휘라는 것은 전체 음악을 이끄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무대에서 일단 연주가 시작되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고, 당겨진 활시위에 맞춰 민감하게 음악을 따라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지휘는 음악을 이끌기만 하지 않고 동시에 섬세하게 따라가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휘자가 박자를 정확히 따라가는 것이 바로 능력인데, 홍상기 지휘자님은 음악을 잘 이끌면서 동시에 잘 맞춰주신 것 같습니다. 좋은 지휘자가 얼마나 연주 단체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나라’ 연주에서 단원분이 장구 꽹과리를 원곡에 가깝게 구현해 주시니 음악이 더 풍성하게 살아난 것 같습니다. 건반으로 도운 분이 나미의 ‘슬픈 인연’연주 때 보컬을 맡은 것도 참 좋았습니다. 앵콜 곡에서는 지휘자님의 플륫 협연으로 세월호 노래를 한 것도 참 의미깊었습니다.

화려해 보이지는 않아도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 받으며 보람을 갖는 연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품격있는 연주, 단원들이 먼저 행복해 했던 연주를 보니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덩치도 크고 주짓수도 한 분이지만, 사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연주를 위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할 정도로 섬세한 지휘자 덕분에, 벚꽃 날리던 날에 좋은 연주 잘 봤습니다.

글:최창균 원장(속초가 좋아 서울서 온 치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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