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뚱맞은 ‘문화도시’ 속초…현실감 없는 음식도시는 또 뭔가,관광객들은 전혀 감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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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길거리에 속초 문화도시 선정 축하 현수막이 도배되어 있어서 의아했습니다. 속초가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는 게 속초를 종종 찾는 입장에서 무척 당혹스럽고 생뚱맞아 보였습니다. 문화도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모르겠으나 속초가 문화도시가 될만한 역사나 ᅟ문화예술  그리고 미각 기반시설등을 갖추고 있고 평판이 있다는데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항구도시 속초는 본질적으로 실향민 도시고 특유의 실향민 문화를 내세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실향민 집단 거주지 청호동에 가보면 옛 모습 다 자취를 감추고 이상한 가게들만 즐비한 모습으로 변했죠. 실향민 축제는 고유성이나 차별성 없는 그저 그런 축제 정도죠.안타깝습니다.

미술관,박물관이 잘 갖춰진 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죠. 그렇다고  속초다움을 느낄만한 거리나 풍경도 그렇습니다. 전에는 속초다운 모습이나 정취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전부 들어섰는데 특히 해변가의 초고층 건물들은 속초 풍경을 다 삼켜 벼렸습니다.

문화도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음식도시 콘셉으로 간다고 하는데 그 역시 현실성이 턱없이 부족한 이야기죠.음식도시는 그 지역의 물산을 기반으로 저변이 확대되는건데 속초 요즘 고기도 안 잡히고 삭막합니다. 명태 오징어 도루묵 양미리등등..속초맛을 자극하던 음식들이 소멸하고 있는데 무슨 걸 내세우면서 음식도시를 한다는 건가요? 일전에 서울 지인집에 초대돼 도치탕을 먹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속초 오니 그 맛을 볼 기회조차 없더군요.

음식도시가 이벤트로 완성될 수 없고 그런 방향으로 가면 확보한 예산 소진하는 일회성 푸닥거리로 전락하고 말죠. 남도의 음식문화가 하루 아침에 명성을 얻은 것이 아니죠. 그 지역 특성을 밑바닥에 깔고 오랜 세월 다듬어지고 이어지고 확대되어 온 것이죠.

이번 속초 여행길에서 마주친 현실은  참으로 척박한데 문화도시니 음식도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이게 뭔지 싶었습니다. 구호만으로 관광객들이 오지 않죠. 진정한 음식도시가 될려면 음식에 대한 명성과 평판이 입소문으로 외지인들로부터 나와야죠. 요리 경연대회 하듯 음식 나열하는 음식도시는 지나가는 쇼일뿐입니다. 끝으로 속초 음식값 너무 비쌉니다.사실  속초서 식당가기 참 부담스럽습니다. 먹을 것도 없구요.그런데 음식도시라니…지나간 레코드 트는 향수를  현실로 착각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글:이용표(서울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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