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비닐하우스 이색 작품전…사진작가 남동환 ‘명태 그리고 마지막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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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성 북천교로 가는 길 왼쪽 비닐하우스에 작은 전시장이 마련됐다. 사진작가 남동환이 기획하고 작품을 내건 전시다. 국내 최초의 비닐하우스 사진전이다.

‘명태, 그리고 마지막 경계선’.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명태 사진과 철책선 사진 수십 점이 걸렸다. 한켠에는 명태를 잡던 그물도 함께 전시됐다. 이곳은 원래 남씨의 농장이다. 사진전이 끝나는 4월 초가 되면 다시 모종을 키우는 온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남씨는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전시 방식을 거부하고 들로 나왔다. 마치 카메라를 메고 산과 바다를 헤집고 다니듯, 전시장도 현장 속에 꾸민 셈이다.

명태가 한창이던 시절 거진의 풍경은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 덕장에는 명태가 빼곡히 걸려 있었고, 명태를 손질하던 아낙들의 눈빛과 모습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짠하게 한다. 노동은 고달프고 힘겨웠지만 보람이 가득했던 시절, 지금은 언제 그런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득한 옛 풍경이 됐다. 그의 명태 사진은 이제 귀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그가 지역에서 천착하고 있는 또 하나의 주제는 분단의 유산이다. 경계 철조망을 담기 위해 그는 수없이 7번 국도 해변을 오르내렸다. 철조망이 잘려나가던 현장에서 그는 빠르게 셔터를 눌렀다. 사진에는 생동감과 함께 역사적 무게, 현장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렇게 이 지역 사람들은 오랫동안 철책선을 마주한 바다를 보며 살아왔다.

그의 사진이 귀한 이유는 지역의 시대사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삶의 일부이자 역사의 한 페이지다. 그렇게 모은 소중한 기록을 들녘의 비닐하우스 전시장에 펼쳐 보이는 그의 창의적인 도전이 신선한 울림을 준다. 형식에서도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그의 손에서 기록되는 고성은 다시 모을 수 없는 아카이빙이자 라이브러리다. 그만큼 그는 고성을 사랑하고, 고성의 시간과 장소를 사랑하며, 그 현장을 찾아 나서는 발걸음을 사랑하는 진짜 고성 사람이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 열린다. 작가와의 만남은 17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설악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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