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동우대 부지가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동우대는 1980년 시유지를 매입해 학교를 설립했다.지역교육을 위한 다면 명분 아래 속초시가 좋은 위치의 땅을 파격적 가격에 불하해 준 것이다. 그런 동우대는 2012년 폐교했다.
동우대 폐교가 다른 폐교 대학와 성격이 다른 것은 재정난으로 문을 닫은 게 아니라 학교를 양주와 문막으로 이전하면서 효용가치가 낮은 동우대를 닫은 것이다. 경동대 재단은 지금 양주,문막,고성 3개 캠퍼스를 운영중이다.
이전 당시에도 지역사회 반발이 컸다.그 이후로도 시유지를 원래대로 반환 매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일리가 있다. 동우대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기 때문에 그 토지를 되돌려 주는 게 맞다. 만약 동우대가 재정난으로 문을 닫은 거와는 다른 차원이다. 어느 시민은 “속초에서 싸게 토지 불하받아 장사하다가 단물 빼 먹고 수도권으로 먹튀한거나 뭐가 다르냐”고 항변했다.주민A씨는 “결국 경동대만 땅 장사로 잇속을 챙기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매각시기도 절묘하다. 개발호재가 있는 틈을 타 처분하려는 속셈이 드러나고 있다. 경동대는 공고문에서 학교 주변 일대 “KTX개통과 신도시 조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속초시 개발정책의 가장 수혜자는 경동대 재단이라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구동우대 터를 노른자 땅으로 본다.평지에 울산바위도 볼수 있다.아파트 짓기 좋은 곳이라는 평이 있다. 용도변경만 되면 평당 1천만원 호가한다고 분석한다.
동우대 폐교로 인근 노학동 주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숙을 치기 위해 집 증축을 했던 사람들은 지금 텅빈 방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래서 미래의 땅 시유지를 내준 것이다.
40년이 지난 지금 모든 혜택은 경동대 만의 것이 되었다.이런 수지 맞는 장사가 어디 있고 이런 정책적 아이러니가 어디 있는가. 착잡하고 통탄할 일이다.시유지 특혜를 주었던 속초시는 막대한 이득 챙겨 떠나는 경동대 재단을 그냥 먼산 바라보듯 구경만 할 것인가.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