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수복탑을 중심으로 접경도시 속초의 정체성 재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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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수복탑 꼭대기에 서 있는 모자상(母子像)은 오늘도 북녘을 향하고 있다. 속초를 삶의 터전 삼은 실향민들의 마음 역시, 여전히 북쪽 고향을 그리며 수복탑 앞에 멈춰 선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다.

그러나 속초의 해방은 남달랐다. 1945년 8월, 해방과 동시에 속초는 38선 이북, 북한 땅으로 분류되었다. 양양 잔교리에 그어진 38선이 그 경계를 갈랐다.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며 속초는 극적인 수복 과정을 통해 자유대한민국에 편입되었고,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어갔다. 이 드라마틱한 현대사의 상징이 바로 ‘수복탑’이다.

수복탑은 단지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아니다. 그것은 속초라는 도시의 태동을 알리고, 실향민들의 한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는 상징물이며, 평화를 향한 시민의 열망이 응축된 장소다.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는 특별하다. 속초시가 지난해 공식적으로 접경지역으로 지정된 지금, 우리는 ‘진짜 접경도시란 무엇인가’를 되묻고, 그에 걸맞은 정체성 확립에 나서야 할 때다.

단순한 행정적 분류로서의 ‘접경도시’는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지리적 특성에 기댄 수식어일 뿐이라면, 속초가 걸어온 길과 간직한 의미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진정한 접경도시는 그 땅이 품은 역사와 통일에 대한 염원을 기억하고 내면화할 때 비로소 성립된다.분단과 통일 그리고 실향민의 도시 속초  그 정체성의 중심에 수복탑이 우뚝 서야 한다.

현재 접경지역에 배정되는 예산은 대부분 시설 확충이나 토건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도시 인프라 개선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속초가 가진 정체성과 깊이를 설명할 수 없다. 속초는 단절과 재편입, 그리고 평화를 향한 오랜 염원이 얽힌 도시다. 그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기념하고 계승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수복탑을 중심으로 역사적 상징을 재조명하고, 그 가치를 지역의 문화·교육 자산으로 확장할 때, 속초는 비로소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힘을 갖게 된다.

따라서 광복 80주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속초는 정체성 재확립의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접경지역 예산의 활용 방향도 재고되어야 하며, 수복탑을 중심으로 한 속초만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는 역사문화 사업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이는 속초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도시의 미래비전을 구축하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속초는 전쟁을 통해 성장한 도시다. 그 역사를 올곧이 기억하고 계승할 때, 속초는 진정한 의미의 접경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광복 80주년, 수복탑 앞에서 다시 한 번 속초의 정체성과 미래를 되새기는 뜻깊은 기념행사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역사를 기억하는 도시만이 미래를 밝힐 수 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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