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최북단 명파마을…“사는 것 자체가 희생이었다”, 특별한 보상 시급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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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동해안 최북단이자 DMZ와 맞닿은 이 작은 마을은 성탄절에도 냉기가 가득했다. 변방에 어울릴 법한 소박한 크리스마스 풍경을 기대해 보지만, 거리는 썰렁하기만 하다. 명파교회에서 울려 퍼지는 성탄찬송만이 적막을 깨울 뿐, 거리 양쪽에는 한때 영업하던 흔적으로 남은 입간판들이 장승처럼 서 있다. 사람의 기척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명파는 단순히 ‘외진 마을’이 아니다. 이곳은 오랜 세월 국가 안보라는 이름 아래 특별한 희생을 강요받아온 공간이다. 민간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허용된 것도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였다. 그 전까지 주민들은 상시적인 통제와 규제 속에서 살아야 했고, 토지 이용과 건축, 영업 활동은 엄격히 제한됐다. 생업을 꾸리기조차 어려운 환경에서 산업이 자리 잡을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접경지라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던 불편과 손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금강산 육로 관광은 중단된 지 오래고, 통일전망대로 직행하는 도로가 개설되면서 명파는 관광 동선에서도 비켜난 ‘통과되지 않는 마을’이 됐다. 안보 관광의 관문이 될 수 있었던 지리적 이점은 오히려 소외로 돌아왔고, 상권과 인구는 빠르게 위축됐다.

명파가 겪는 쇠락은 단순한 농어촌 고령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접경지역이라는 구조적 조건, 오랜 규제의 누적, 국가 정책 변화에 따른 직격탄이 겹친 결과다. 주민들은 국가의 최전선에서 자유와 안보를 지켜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지원은 충분하지 않았다.

이제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지역에 국가는 무엇을 해왔는가’라는 물음이다. 접경지역 지원을 위한 각종 특별법과 기금이 존재하지만, 명파리처럼 피해가 집중된 마을에 대한 별도의 배려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접경지 특별기금의 차등 배정, 명파리 단위의 맞춤형 지원, 규제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실질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명파리에 사는 것 자체가 오랜 시간 희생이었다. 그 희생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국가적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이제는 그 무게를 지역 주민들에게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나누어 져야 할 때다. 자유의 최전선을 지켜온 명파가 더 이상 잊힌 변방이 아닌, 정당한 보상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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