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오호항 돌고래 횟집의 매력은 단순히 회의 신선함에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한상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횟집이라 해서 회만 내놓고 나머지는 부실해 실망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곳은 접시 하나까지 정성이 꽉 들어차 있다.
바다 향기를 그대로 품은 자연산 모둠회는 싱싱함이 기본이다. 하지만 진짜 감탄은 곁들여 나오는 멍게, 골뱅이 숙회 등에서 더 크게 터진다. 마치 바다의 작은 소품들을 한상에 올려놓은 듯한 풍성함이다.
지금이 제철인 도치는 예전만큼 많이 잡히지 않아 귀한 몸이지만, 이 집에서는 가장 부드러운 때를 놓치지 않는다. 살짝 데쳐 숙성한 도치살은 말 그대로 아기 젖살처럼 연하고 졸깃해, 입 안에서 말없이 사라진다.
특히 멍게는 돌고래 횟집이 자랑하는 별미다. 자연산 특유의 향은 입에 넣기 전에 잠시 생각을 멈추게 한다. 필자의 경우 멍게에 ‘미쳤다’고 할 만큼 그 씹힘과 향을 사랑하는데, 이 집의 멍게는 그런 취향마저 깊게 만족시키는 진짜배기다.
회보다 오히려 이 다양한 곁찬에서 느끼는 바다의 미각이 더 강렬하다고 할까. 하나도 나무랄 데 없는 정갈한 밑반찬들은 우리 지역 특유의 입맛을 깨우는 오리지널 로컬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밥을 굳이 찾지 않는 것이 오히려 상책이다.
오늘 상에 오른 것은 간장에 조린 감자였다. 세월이 묻어나는 이 반찬은 예전 우리 어머니 세대가 감자 조리법이 많지 않던 시절, 자연스레 해먹던 그 맛 그대로다. 단순해 보이지만 입맛을 단번에 열어젖히는 최적의 반찬이다.여기에 가자미 무우등이 배합돼 짤짤하게 끓여진 조림도 밥도둑이다. 그러기에 다양한 취향이 한 식탁에서 가능하니 대화도 풍성해 지고 이것저것 짚을게 쏠쏠한 법이다.세팅도 정갈하고 품격을 더했으니 손님과 마주하기도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밤바람이 스치는 오호항, 출렁이는 바다를 마주한 ‘돌고래 횟집’의 풍경은 그렇게 깊고 진했다. 한 접시 한 접시에서 지역의 바다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 그래서 이 집의 매혹은 늘 오래 남는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