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로 유명한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我也津)이라는 지명이 감탄사 ‘아야(我也)’와 기이한 바위 ‘자마석(自磨石)’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문헌 고증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청간정 사료관을 맡고 있는 김광섭 관장은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논문 「‘아야(我也)’ 어원 유래와 자마석의 연계에 따른 고찰」에서, 아야진 지명의 기원을 고려시대 문인 안축(安軸)의 경기체가 「관동별곡」에 등장하는 구절 ‘我也足(아야발)’에서 찾는다. 이는 기암괴석을 밟고 놀라 외친 감탄으로 해석되며, 이후 지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아야진의 대표적 자연유산인 자마석(自磨石)은 두 개의 바위가 맞닿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시간이 지나면 서로 마모되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19세기 간성군수 고영희가 편찬한 『강원도 간성군 읍지』에도 “춘분과 추분이 지나면 자마석 위에 쓴 글자가 사라진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당시 사람들도 이를 신령한 자연현상으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고 적고 있다.
김 관장은 “아야진은 단순한 해변 지명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 감각이 맞닿은 철학적 공간”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지역 고유지명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때 자마석을 포함한 많은 바위들이 일제강점기 축항 공사로 훼손되었지만, 그 기록과 의미는 남아 있다.논문에 따르면, 조선 후기 관찰사와 승려들이 남긴 기행문, 시문, 회화 자료 등 40여 편의 기록을 통해 아야진과 자마석은 신비하고도 사유적인 공간으로 묘사되어 왔다.
이번 논문은 아야진 지명 유래에 대해 고려~조선 문헌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첫 학술 고증이라는 점에서 지역문화자산 보존과 재인식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