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송정리 이색공방 ‘도도(刀道)’…이상태 작가의 칼과 서각,인두화 제작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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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군 송정보건진료소 옆 작은 골목에는 눈길을 붙드는 간판 하나가 있다. ‘도도(刀道)’. 말 그대로 칼의 길을 뜻하는 이름이다. 이곳은 30년 넘게 손으로 작품을 만들어 온 이상태 작가의 공방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공간의 벽면을 가득 채운 작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형태의 칼 제작 작품은 물론이고, 서각과 인두화 작품들이 공방 곳곳을 채우고 있다. 조용한 공간이지만 손으로 빚어낸 세월의 흔적과 장인의 숨결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이상태 작가는 처음부터 칼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그의 작업의 시작은 인두화였다. 뜨겁게 달군 인두로 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며 낙산사와 미시령 일대에서 활동했다. 이후 나무에 글과 그림을 새기는 서각 작업에 입문하면서 작업 세계는 한층 넓어졌다.

하지만 서각을 하면서 ‘도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결국 칼 제작에 까지 빠져들게 됐다. 나무에 새길 때 사용하는 칼의 형태와 쓰임을 연구하다 보니 직접 칼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보기 드문 다양한 형태의 칼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농기계 부속을 재활용해서도 제작한다.

작가는 칼을 만드는 과정에서 뜻밖의 깨달음도 얻었다고 말한다.

“칼을 만드는 일은 마음이 맑지 않으면 안 됩니다. 조금만 집중이 흐트러져도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그에게 칼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마음을 다듬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은 다시 서각 작품으로 이어졌다. 나무에 새겨 넣는 글과 그림 속에는 차분한 사유와 장인의 시간이 담겨 있다.

공방 안에 놓인 작품들은 하나같이 정성과 손재주가 돋보인다. 그러나 정작 작가는 “아직 멀었다”며 겸손하게 웃는다. 그럼에도 그의 작업량과 완성도를 보면 언제든 작품전을 열어도 충분할 만큼 탄탄한 내공이 느껴진다.

작은 골목에 자리 잡은 공방이지만, 이곳은 지역에 잔잔한 문화 향기를 더하는 공간이다. 생활 속 장인의 작업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공방이 골목과 마을을 밝히는 문화 자산이 될 수 있다. 작가의 작업 공간을 기반으로 체험 프로그램이나 작은 전시, 마을 문화와 연계한 활동 등이 더해진다면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고성의 한적한 마을 골목에서 묵묵히 이어지는 ‘칼의 길’. 이상태 작가는  새기고 새기면서 칼의 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류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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