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제한 해제는 ‘초고층 개발 면허증’이 아니다… 속초시의회에 묻는 장사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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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장사동 주민들에게 고도제한 완화와 해제는 수십 년간 건축 규제에 묶여 재산권과 주거환경의 불편을 감내해 온 세월에 대한 오랜 숙원이었다. 규제 해제는 분명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진짜 중요한 문제는 그다음이다.

고도제한이 풀린 지금, 속초시와 속초시의회가 집중해야 할 논점은 “얼마나 높이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가”여야 한다.

최근 속초시의회 일부 발언에서 고도제한 해제가 마치 대규모 초고층 민간개발의 신호탄인 것처럼 다뤄지고 있다. 특히 장사동 도시재생사업을 두고 ‘수백억, 수천억 원대 민간투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정인교시의원의 주장이 제기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민간사업자가 투자해 토지·건물 가치가 오르고 일부 소유주가 개발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그것이 곧 장사동 주민 전체의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오히려  임대료 상승, 원주민 이탈, 교통·주차난, 기반시설 부족, 생활환경 악화는 물론, 이미 속초 곳곳에서 겪고 있는 난개발과 생활숙박시설 공급 과잉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위험이 크다.

속초시의회의 본연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의회는 개발업자의 투자 기대를 대변하는 곳이 아니다. 집행부의 도시정책을 엄정하게 검증하고, 주민의 삶을 보호하며 지속가능한 도시의 방향을 세워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필요하다면 조례를 제정하고 개발이익의 지역사회 환원 장치를 마련해야 함에도, 오히려 뒤늦게 개발 기대감에 편승하는 모습은 시민들로 하여금 깊은 불신을 낳게 한다.

지금 속초시의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건물의 층수가 아니라 다음과 같아야 한다.

  • 어떤 동네를 만들 것인가: 주민들이 모두 초고층 아파트와 생활숙박시설을 원하는지 단정할 수 없다. 주거환경 개선, 생활SOC 확충, 골목길 정비, 주차·교통 대책, 주민공동체 회복, 공원 및 녹지 확보 등 주민의 삶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 도시재생과의 조화: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을 실체도 불분명한 민간개발 기대감 때문에 ‘걸림돌’로 규정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도시재생과 향후 민간개발이 충돌하지 않도록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 도시정책의 정합성 검증: ‘콤팩트시티’ 등 속초시의 정책이 인구·교통·주거·관광 수요에 맞는지 점검하고, 생활숙박시설 공급 과잉 문제 해소 방안을 함께 따져야 한다.

고도제한 해제는 개발의 면허증이 아니라, 속초가 기존 개발 방식을 성찰하고 새로운 도시 질서를 세울 기회다.

개발을 하더라도 “얼마나 높게 짓는가”가 아니라 “기반시설은 충분한가, 개발이익은 지역사회에 돌아오는가, 원주민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장사동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는 개발업자나 행정, 시의회가 아닌 바로 그곳에서 살아갈 주민들이다.

속초는 이미 난개발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개발하면 돈이 된다’는 단순한 논리를 넘어, 이제는 도시의 속도가 아닌 올바른 ‘도시의 방향’을 시의회가 제시해야 할 때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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