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터를 잡은 지 만 6년이 지났다. 살아 가면서 누구나 생의 우여곡절을 겪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장을 차려 놓고 좌충우돌, 홍보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를 했고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했다. 차츰 사업장은 자리를 잡아 갔지만 채워지지 않은 마음의 한켠 응어리가 가득했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음 맞는 고객들이랑 산행을 하기 시작했다.
일명 토요새벽산행이다.설악산 비선대, 비룡폭포, 흔들바위 그리고 주변 청대산, 주봉산, 고성의 운봉산, 신선대, 양양 주전골과 흘림골 까지 골고루 이곳 저곳을 토요일 마다 새벽산행을 했다. 그러면서 비나 눈이 오면 영랑호, 청초호, 송지호 둘레길을 걸었다. 차츰 걷기에 탄력이 붙고 점점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3년이 지나면서 대청봉, 귀대기청봉, 공룡능선, 12선녀탕에서 대승령, 백담사에서 봉정암 마등령에서 백담사 차례차례 완주했다.
지난 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속초에 비가 내리면 어김없이 설악산으로 향했다. 그곳엔 눈이 오기 때문이다. 여한 없이 설산을 즐겼다. 이렇게 산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행복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느끼며 살아있는 생명들의 순환이 또 다른 생명에게 숨결을 불어 넣기 때문이다.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 또 자신에게서 오는 나약하고 부족함이 주는 불안정함, 하나하나, 매 주 하나씩 풀어 나갔다. 더 이상의 군더더기 없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생겼다.
사람에게서 얻을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이곳 속초에 와서 경험했다.
고성에서 속초로 이어지는 7번 국도, 병풍처럼 둘러 쳐져 있는 설악산과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은 언제나 황홀경이다.사계절 색을 바꿔가며 눈과 마음을 홀린다. 주말,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교통의 혼잡을 겪으며 이곳으로 내려온다. 아마도 자연이 주는 생명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곳에 오면 호흡이 편안해 지고 여유로워 진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충만한 사랑을 품고 가지 않을까 한다.
주말 산행을 마치면 나도 그렇다.
글:전숙이(태후사랑 속초1호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