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맛을 알려주던 도치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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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중앙시장 좌판에 나온 도치 알도치 한 마리가 3만2천원이라고 했다.금도치라 할만큼 귀하신 몸이 됐다.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야진이나 인근 항구에서 도치 구경하기 조차 힘들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몇 년전만 해도 한 마리 3천원에서 5천원 정도였으니 10배나 올랐다. 주인은 5만원 갈것이다고 말한다.도치 가격을 보면서 고기가 안잡히는 황폐한 바다의 현실을 피부로 느낀다.

도치는 겨울의 맛을 알려주는 생선이다. 날이 싸해지면 도치가 그물에 올라오고 심지어는 파도에 둥둥 떠서 해변으로 밀려 오기조차 했다.김치를 넣고 시원하게 한솥 푹 끓이면 여렷이 싫컷 먹고도 남았다. 데쳐서 초장에 찍어도 맛나고 뿌득뿌득 말려서 먹어도 그만이다.겨울철 처마밑에 걸어 놓고 먹었으니 그 풍경이 정겹지 않을수 없다. 많이 나고 값도 싸서 누구든지 먹을 수 있었다. 진짜 서민음식이고 지역음식이다. 지독하게도 못 생겨서 싱퉁이라고도 하지만 맛은 로컬의 결을 듬뿍 담고 있다.

고인이된 황종국 고성군수가 도치를 참 좋아했다. 친분 있는 식당에 도치를 저장 보관했다가 여름철에도 끓여 먹을 정도였고 종종 귀향길에 그의 초대로 반암 항구에서 도치먹던 기억이 삼삼하다. 그렇게 도치는 훈훈한 미각과 추억의 장면을 만들어 주던 별미중 별미였다.

지역의 물산이 풍부해야 음식도 제 맛이 나고 식도락이 될수 있다. 추위가 귓불을 맵게 하는데 도치를 먼발치서 구경만 해야 하는 세태는 재미 없다. 그런데 그게 엄중한 현실이다. 이러니 미식가들이 애를 태울 수밖에 없고 해산물 기반 미식도시라는 꿈도 그냥 지난 시절을 추억하는 덕담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바다의 궁핍이 주는 허전함이 크다. 도치 뿐 아니라 도루묵 양미리등 겨울 생선들도 예전 같지 않다. 그러니 바다를 맨날 보며 사는 주민들도 겨울 생선 접하기 어렵게 되고  겨울 보내는 맛이 이게 뭔가 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도치가 기다려지던 겨울이 참 허전한 요즘이다.그나저나 지역경제를 힘들게 하는 바다의 흉년 참으로 걱정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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