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보다 나무가 먼저”…폭염 시대 뉴욕의 도시전환 , 나무 그늘 30%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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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세계 최고 뉴욕, 개발보다 ‘나무 그늘 30%’ 선택…부산대 홍석환 교수 “우리 도시도 주목해야”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에서 손꼽히는 고밀도 도시 뉴욕의 새로운 도시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땅값이 천문학적인 수준인 뉴욕시가 건물 개발보다 시민들의 생존 환경을 위한 ‘나무 그늘 확대’를 도시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다.

부산대 홍석환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뉴욕시의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건물을 올리는 것보다 나무그늘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도시 철학의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시가 제시한 목표는 오는 2040년까지 도시 전체 나무 수관(캐노피·tree canopy) 면적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재 수준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대규모 계획이다.

홍 교수는 특히 뉴욕의 접근 방식이 기존의 단순한 녹지 확보 개념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녹지율이 아니라 실제 시민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수관 비율”이라며 “공원이 많다고 해서 시민들이 폭염 속에서 직접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 뉴욕의 공원녹지는 도시 내 나무 그늘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도시 전체 수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반면 도로와 보도 주변의 가로수는 공원 못지않게 시민 생활권 가까이에서 그늘을 제공한다.

홍 교수는 “도로도 충분히 도시의 녹색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도시 역시 도로 공간을 활용한 나무 그늘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뉴욕시가 단순히 나무를 새로 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나무의 수관을 보호하고 키우는 것을 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나무의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넓은 그늘을 만들어내느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가로수와 도시 숲을 보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뉴욕시는 전략적 식재 대상지로 버스정류장 주변과 통학로 등을 꼽고 있다. 시민들이 폭염 속에서도 이동을 위해 머물 수밖에 없는 공간에 우선적으로 그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 어린 학생, 교통 약자가 가장 먼저 혜택을 받는 구조”라며 “나무 그늘을 연결하는 것은 단순한 조경이 아니라 도시 복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은 이미 도시 생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시는 현재 연평균 35도 이상 폭염일수가 약 4일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35일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 교수는 “우리 도시는 이미 뉴욕보다 훨씬 높은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에너지 사용량 증가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무 수관 확대는 도시 온도를 낮추는 동시에 냉방 에너지 절감 효과도 가져온다. 홍 교수는 나무 그늘이 주거 공간의 냉방 비용 절감 등 경제적 효과까지 만들어내는 ‘1석2조의 도시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 교수가 강조한 핵심 문장은 “나무를 심을 곳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도시 개발을 모두 끝낸 뒤 남는 자투리 공간에 나무를 심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도시계획 단계에서 나무가 자랄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폭염과 기후위기 시대, 도시는 더 이상 건축물의 높이와 개발 면적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
뉴욕의 선택은 도시의 미래 가치가 건물의 숫자가 아니라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그늘과 생태 환경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속초·고성 등 설악권 도시 역시 관광 개발과 도시 확장 논의 속에서 “얼마나 많은 시설을 짓느냐”를 넘어 “시민과 방문객에게 얼마나 시원한 도시 환경을 제공하느냐”라는 새로운 도시 기준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악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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