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거진 등대 아래 자리한 포터리 카페(POTTERY CAFE). 윤상준 사장은 이곳에서 여유로운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본다. 카페 창 너머로 펼쳐지는 암청색 거진바다는 찬란하고 눈부시다. 하지만 그가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서쪽으로 난 창 너머의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다. 찬바람이 문풍지 스치는 요즘같은 겨울날 정감 있고 조용한 그 풍경 속에서 윤 사장은 종종 숨을 고른다.
“방학이지만 아이들 수업을 다녀왔어요. 참 재미있습니다.”
윤상준이 요즘 카페 운영보다 더 열중하는 일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도자기 수업이다. 흙을 만지며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 흙 속에 아이들의 꿈을 담아보는 시간은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그는 흙이 아이들에게 ‘희망의 통로’가 되길 바란다. 봉사에 가까운 마음으로 학교 수업에 나서는 이유도, 아이들 앞에 작은 미래의 문 하나쯤은 열어주고 싶다는 다짐 때문이다.
물론 바쁜 몸이다. 주민 대상 도자기 수업도 해야 하고, 카페 운영도 병행해야 한다. 다행히 딸이 카페 운영을 맡아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외진 곳에 와서 젊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갇혀 있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요. 그래서 올해는 휴가를 크게 한 번 쏘려고 합니다.”
카페 개업 1년. 윤상준 사장은 ‘기적 같은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산꼭대기, 접근성도 좋지 않은 쇠락한 거진에서 카페가 안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해냈다. 도자기 카페라는 독특한 콘셉트가 맞아떨어지며 도자기 판매 역시 쏠쏠한 성과를 내고 있다.
거진에 내려와 살며 그는 ‘생활 도자기’의 가치를 새롭게 보게 됐다. 지금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며 작업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생활 속에 도자기를 들이는 일은 곧 삶에 훈기를 불어넣는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지난 1년은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사실 번아웃 증상도 있었는데, 아프리카를 다녀오며 힘들었지만 오히려 큰 활력을 얻었습니다.”
올해도 윤상준은 특유의 살가운 성격으로 주민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지역과의 접촉면을 넓혀갈 구상이다. 거진에 뿌리내린 그의 도자기 카페는 어느새 마을에 온기를 더하며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마을 전체 그림 구상도 있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차근차근 때를 기다리며 등대마을의 비전을 함께 그려가고 있다.
귀촌 나그네의 인생 2막. 윤상준의 2026년은,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