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된 고성 봉포·천진해변의 ‘잠제(潛堤, 수중방파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바닷속 모래에 묻혀가고 있다. 오히려 해류 흐름을 왜곡시켜 침식을 가속화하는 역효과까지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천진에서 봉포에 이르는 해변에는 세 개의 잠제가 나란히 설치돼 있으나, 중앙 잠제만이 일시적으로 파랑을 완화하고 있을 뿐 좌·우측 잠제는 절반 이상이 침식된 모래에 덮여 있었다. 해안으로 직접 밀려드는 파도는 모래를 지속적으로 쓸어가며, 해변선이 점차 안쪽으로 후퇴하고 있다.
드론 촬영 결과, 잠제 주변 해저에는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이 흩어져 있었고, 일부는 구조물에서 떨어져 나와 해저에 굴러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중카메라로 바닷속을 확인한 결과,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잠제 구조물은 갈라지고 부서진 채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시멘트 조각들은 오히려 위험 요소가 돼 있었다. 원래 파도를 막아 해안을 보호해야 할 방패였던 잠제는 바닷속에 잠긴 채 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 해안 침식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어민들의 안전과 어업 활동에도 위협이 되는 상황이다. 구조물이 본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해안선은 점점 불안정해지고, 지역 주민들은 하루하루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천진해변까지 침식이 확산됐고, 해안도로는 절벽처럼 깎여나가 일부 구간에서는 도로와 해변을 연결하던 사다리도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몇년전만해도 십수미터에 달하던 백사장이 사실상 소멸되었다.
전문가들은 천진 봉포 일대처럼 파랑이 강한 해역에서 잠제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해류의 흐름이 왜곡돼 오히려 침식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잠제의 사후 관리와 정밀 점검 없이는 ‘해안 보호 시설’이 아닌 ‘해안 훼손 구조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설악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