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 보광사에 피어난 ‘이름꽃’… 독립운동가들 예술 작품화에 감탄

0
75

칠월칠석은 절집의 큰 행사 가운데 하나다. 한여름 무더위를 헤치고 보광사를 찾은 신도들은 모처럼 대웅전 법회에 참석해 기도를 올리며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과 만남,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희망의 의미를 새겼다.

법회를 마친 신도들은 지장전으로 자리를 옮겨 참배하고, 특별한 작품을 관람했다. 설악권에서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꽃처럼 승화시킨 박석신 화백의 ‘이름꽃’ 작품이다.4미터 규모의 대작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서예나 회화 전시를 넘어 역사와 예술, 불교적 정신을 한데 잇는 작업으로 마련됐다. 설악투데이 신창섭 대표가 작품의 설치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고, 보광사 회주 석문스님은 작품에 담긴 인물들의 역사적 의미와 보광사가 이어온 역사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두 개의 대형 걸개그림으로 구성된 ‘이름꽃’은 서로 마주 보는 형식으로 설치됐다. 한쪽에는 설악권을 비롯한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꽃처럼 피어나고, 다른 한쪽에는 보광사의 역사 한 줄기를 채워온 인물들의 이름과 이야기가 서사적으로 배열됐다.

수많은 이름이 저마다 다른 필체와 색채로 피어난 작품은 마치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정신이 꽃으로 다시 피어난 듯한 인상을 준다. 신도들은 작품의 규모와 독특한 구성, 그리고 이름 속에 담긴 역사적 무게에 감탄을 나타냈다.

참배에 참석한 불자 이영순 씨는  “정말 그린 게 맞느냐. 이런 작품은 처음 본다”며 “마음을 콕 찌르는 것처럼 위대한 활동을 했던 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보광사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지장전을 ‘충효애(忠孝愛)전당’으로 명명하고, 앞으로 이곳에 독립운동가와 역사적 인물들의 위패와 관련 예술작품을 모시는 한편 구국충혼을 기리고 선양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칠월칠석 법회와 함께 처음 공개된 ‘이름꽃’은 과거의 이름을 오늘의 공간으로 불러내고, 잊혀가는 역사를 예술로 기억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불교의 자비와 보훈의 정신, 그리고 지역의 역사가 한 공간에서 만나 새로운 기억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작품 공식 개막식은 오는 9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류인선기자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