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산업 외치면서 정작 핵심은 ‘수요’…인구 8만 도시 속초에 대형 컨벤션센터가 현실적인가
속초시의회가 속초시의 마이스(MICE)산업 육성을 놓고 잇따라 질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인 “속초의 도시 규모와 실제 수요를 감안할 때 컨벤션산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정책 검증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속초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의원들은 마이스산업 활성화와 컨벤션센터 건립, 마이스 전문인력 양성, 워케이션과 관광산업 연계 등을 잇따라 주문했다.
유인숙시의원은 서울 코엑스와 고양 킨텍스, 부산 벡스코 등을 사례로 들며 전문 컨벤션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속초시가 향후 역세권 개발지역에 복합 컨벤션센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이어 다른 의원들의 유사 질의가 이어졌다.
문제는 “그래서 속초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회의·전시 수요가 있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검증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속초시는 대규모 국제회의와 전시를 상시 개최하는 대도시와는 도시 규모와 산업 기반이 다르다. 그렇다면 의회가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컨벤션센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당위가 아니라, 연간 몇 건의 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지, 행사별 예상 참가자는 얼마인지, 기존 숙박시설과 회의시설로 어느 정도까지 수용 가능한지, 시설 건립과 운영에 필요한 재정은 어느 정도인지 등이다.
그러나 이번 질의에서는 이러한 구체적인 수요 분석이나 경제성 검증보다는 “컨벤션센터가 필요하다”,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마이스산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수준의 논의가 반복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오히려 집행부의 답변이다.
속초시 관광과장은 대형 컨벤션센터가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관내 연수원과 리조트, 콘도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해 소규모 회의나 인센티브 관광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행사는 어렵지만 현재 가진 관광·숙박 인프라를 활용해 소규모 마이스부터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답변이다.
그렇다면 시의회가 후속 질의를 통해 확인했어야 할 부분은 분명했다.하지만 회의록에서는 컨벤션센터 건립의 필요성과 전문가 양성, 협의회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을 뿐 사업의 규모와 수요, 재정 부담, 운영 가능성을 검증하는 질문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동서고속화철도 개통과 마이스산업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회의에서는 철도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이스와 워케이션, 관광산업을 연계한 중장기 발전전략이 있는지를 물었다.물론 접근성 개선은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철도가 개통된다고 해서 컨벤션 수요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마이스산업은 교통 접근성 하나만으로 성립하는 산업이 아니다. 회의와 전시를 개최할 공간, 숙박시설, 전문기획 인력, 행사 운영 역량, 참가자에게 제공할 관광 콘텐츠, 기업·협회·기관의 실제 수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적인 유치 능력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철도는 접근성을 개선하는 수단이지 마이스산업의 수요를 만들어내는 만능 열쇠가 아니다.
따라서 시의회가 철도 개통을 전제로 마이스산업을 논하려면 “철도 개통 후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행사를 얼마나 유치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지 코엑스와 킨텍스, 벡스코를 속초의 사례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거라는 게 중론이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