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유치 명분 뒤에 경관·문화유산·항공안전 문제는 없나
양양 낙산해수욕장 앞에 높이 174.6m, 지상 39층 규모의 초고층 호텔이 오는 12월 문을 연다. 파르나스호텔앤리조트가 추진하는 ‘인스케이프 양양 바이 파르나스’다.
사업자는 ‘강원도 최고층 호텔’, 동해 오션뷰, 인피니티풀 등을 앞세워 양양을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과연 이것이 양양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인지 되묻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큰 논란은 낙산 일대의 경관 훼손 우려다.
낙산해수욕장과 천년고찰 낙산사, 해수관음상은 오랜 세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해변 바로 앞에 174.6m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의 스카이라인은 사실상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낙산사와 해수관음상을 바라보는 주요 조망에서 거대한 호텔이 배경을 가리거나, 오히려 천년고찰과 해수관음상을 상대적으로 왜소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호텔 객실에서는 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게 하면서, 정작 해변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에게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괴물같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관광객을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관광객이 양양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양양의 진정한 관광자원은 높은 건물이 아니라 동해의 바다와 설악산, 낙산사, 해수관음상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풍경에 있기 때문이다.
양양공항과 관련한 항공안전 문제에 대한 투명한 설명도 필요하다. 174.6m에 이르는 초고층 건축물이 항공 장애물 관련 기준을 어떻게 충족했는지, 관계기관의 안전성 검토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지역사회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검토 과정과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개발을 무조건 반대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문제는 장소와 규모, 그리고 경관에 대한 배려다.
한 번 훼손된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문화유산 조망은 쉽게 되돌릴 수 없다. 특히 낙산처럼 역사와 자연경관이 관광자원의 핵심인 곳이라면 개발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어야 한다.
‘강원도 최고층’이라는 기록이 과연 양양의 자랑이 될 것인가.천년의 풍경 앞에 174m의 ‘벽’을 세우는 것이 정말 양양이 가야 할 미래인지, 지금이라도 지역사회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