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수업에서 보는 고령화와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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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과 진행하는 수업 가운데 종이접기가 있습니다.색종이를 갖고 각종 모양을 만드는 손작업인데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죠.그냥 쉽게 되는 것 같아도 하나 만들려면 1시간에서 2시간 걸리죠. 그 시간은 오로지 어르신들이 집중하는 시간이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접는 일과 생각이 어우러져 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되죠.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이 자기 작품을 완성해서 벽에 걸어 놓으면서 크게 웃으시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짠합니다.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르신들이 정서적으로 많이 소외되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종이접기를 통해서 자아를 찾고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죠.

현실을 돌아보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홀로 어르신 가구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두워 지면 캄캄한 암흑 세상에 홀로 우두커니 방을 지키는 어르신들이 태반입니다. 고독과 정서적 결핍이 없을 수 없는 환경입니다.젊었을 때 고된 노동만 한 어르신들 그간 별다른 취미나 익숙한 놀이도 없습니다. 농사일을 놓으면 그냥 절벽이고 아무런 대체재가 없죠.

이게 먼 나라이갸기 아닌 바로 이웃과 나의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고령화된 지역의 모습을 판화처럼 들여다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자식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게 현실이고 이미 다른 차원에 접어들고 있죠.

우리지역의 고령화 속도는 어느 지역보다 빠르고 인수소멸도 가파릅니다. 어르신들의 정서적 결핍과 고독한 환경은 더욱 악화될 소지가 크죠. 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우리에게 닥친 긴급한 현안입니다. 영국에서는 ‘외로움 장관’이라는 직책도 생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고독의 문제가 국가 차원에서 나설 만큼 심각해지고 있다는 반증이죠.

복지관을 나설 때 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내게 닥칠 일이자 지역 전체의 문제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을 차근히 마련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과 합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령화의  공포는 현실입니다.

글:변현주(진부령 꽃차 농원 대표/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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