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일어난다
당신은 나의 먼지
먼지가 일어난다
살아야 겠다
나는 생명
출렁인다
ㅡ 먼지 / 최인호 (유고시. 2013.)
Dust rises
You are my dust
Dust rises
I must live
I am life,
trembling
ㅡ Dust
by Choi In-ho
♤ 조각 평설: 고교 2학년생이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로 입선하여서 화제였다. 소설가 최인호였다.
‘먼지’라는 시는 최인호 작가가 작고하기 전에 지은 유고시로 알려져 있다. 불행하게도 2008년 침샘암 판정을 받고 5년간 치열한 투병 생활 끝에 등단 50년 68세 나이였던 2013년 초가을에 선종하였다. “나는 내가 작가가 아니라 환자라는 것이 제일 슬펐다. 나는 작가로 죽고 싶지, 환자로 죽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말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았고 선종 며칠 전에 이 시를 남기고 작가로 떠났다.
이 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에 대한 성찰이 깃들여 있다. 흡사 선시 같다. 아니, 오도송 또는 임종게(臨終偈) 같기도 하고 간구하는 기도문 같기도 하다. ‘먼지’라는 시어와 결속한 문구 때문이다.
작가는 가톨릭 신자(베드로)였으나 이 시의 세계는 기독교와 불교의 종교적 관점으로 다 해석할 수 있는 시다. 실제로 그는 기독교, 불교, 유교 지식에 해박했고, 명작을 남겼다. 각각 《길없는 길》,《할》,《유림》이 해당하는 작품이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먼지’는 창세기와 욥기에서 언급한 인간을 빚은 흙이다. ‘당신은 나의 먼지’에서 당신이 모호하다. 전지적 관점에서 당신은 자기 분신이며 이인칭 시점에서는 사랑으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는 부인이나 가족일 수도 있다. ‘먼지’는 소멸을 의미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다시 일어나는 생명의 의지를 나타낸다. 부활의 가치관과 잇닿는다. 고통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으려는 영적 투쟁이다.
불교 경전에서는 세상은 ‘진세(塵世. 티끌 진)’요 ‘진애(塵埃)’이다. 모든 존재는 인연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무상한 먼지와 같다 함이다.
모든 인연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꿈·환상·물거품·그림자이고 이슬과 번개같이 덧없는데 마땅히 이로 봐야 한다(금강경)고 하였다. 그럼에도 진진중(塵塵中) 불성(佛性), 즉 모든 티끌 속에 불성이 있다(능가경)고 했으니 덧없는 존재 속에도 깨달음과 생명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 시는 해석해도 화두로 남는다. 전문이 “존재-생명-죽음(무상)-부활-?”로 연결되는 메타포다. 분명한 점은 그가 ‘문학 작가는 자기 마음의 영토에 씨를 뿌리고 양식을 거둬들이는 농부’라고 했는데 먼지인 농부는 사라지고 그 먼지가 남긴 양식은 다시 씨가 되고 싹으로 텄다는 사실이다.
ㅡ 평설: 이하(李夏. 이만식) / 번역: 김경미(경동대학교 온사람교양교육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