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독립운동가 발굴부터 숭모공원 조성·역사교육까지… 20년 한길
강원 고성군 토성면 운봉리에서 지역 출신 항일독립운동가들의 발굴과 추모, 선양 활동을 이어온 황기중 구국숭모공원위원장이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공헌패를 받았다.
황기중 위원장은 지난 12일 보광사에서 열린 항일독립운동가 358위 위패 봉안 및 추모 행사에서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발굴과 추모·선양에 기여한 공로로 공로패를 수상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20년 가까이 고성지역에 묻혀 있던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찾아내고 이를 후세에 알리는 일에 힘써왔다.
그가 애국지사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것은 2006년 무렵이다. 당시만 해도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업적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이를 기리고 기억할 공간도 마땅하지 않았다.
황 위원장은 자료를 찾아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운봉리와 고성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하나씩 확인했다. 주민과 출향인, 기관·단체를 설득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모금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2006년 10월부터 2007년 6월까지 8개월 동안 4,3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성금, 부지 제공 등이 더해지면서 2007년 6월 숭모비 제막식과 제1회 숭모제가 열렸다. 같은 해 10월에는 국가보훈시설물로 지정되는 결실도 거뒀다.
이후 숭모공원에는 지역에서 발굴한 항일독립운동가 다섯 분을 모셨다.
운봉리 출신 대한독립애국단 이근옥 지사를 비롯해 문명섭 지사 등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행적을 되살리고, 이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2009년에는 비와 정자각, 식수대 등을 갖춘 숭모공원 조성사업도 마무리됐다.
황 위원장의 활동은 공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매년 숭모제를 개최하며 선열들의 뜻을 이어가는 한편, 학생들에게 독립운동의 의미를 알리는 역사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숭모제에는 각 학교에서 선발된 초등학생 600여 명을 초청해 나라사랑 그림그리기와 글짓기 등 문예백일장을 개최했다. 10년 동안 약 2,00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 등을 마련해 학생들을 시상하며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독립운동의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여건상 현장학습이 어려운 경우에는 교내에서 작품을 제작해 제출하도록 하고, 교사들이 심사한 뒤 행사장에서 시상하는 등 참여의 폭도 넓혔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숭모문화 별빛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추모·문화행사를 이어가면서 운봉리는 단순한 농촌마을을 넘어 고성지역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황 위원장이 특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기록에서 잊혀 있던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운봉 출신 이근옥 지사는 대한독립애국단 활동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했으며, 아야진 출신 김형석 지사도 실형을 살았다. 문명섭·김연수·이석규 지사는 약 1년 가까이 서대문형무소 유치장 생활을 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황 위원장은 이러한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찾아 기록하고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후대의 책무라고 강조해왔다.
이번 공로패 수상 역시 이러한 오랜 노력에 대한 의미 있는 평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기중 위원장이 걸어온 지난 20년은 단순히 비석을 세우고 공원을 조성한 시간이 아니었다.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찾아 이름을 되살리고, 주민과 후손들의 뜻을 모아 추모공간을 마련했으며, 국가보훈시설 지정과 지속적인 숭모제 개최를 통해 그들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달해온 시간이었다.
특히 작은 마을 운봉리에 조성된 구국숭모공원은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공간이자 학생과 주민들이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배우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그 의미를 넓혀가고 있다.
황 위원장의 바람은 숭모공원이 단순한 추모시설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지사들의 삶과 정신을 오늘의 세대가 배우고 되새기며, 다음 세대까지 기억을 이어가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남는 것이다.
작은 마을 운봉리가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까지, 그 중심에는 지역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20년 가까이 한길을 걸어온 황기중 위원장의 집념과 노력이 있었다.
설악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