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재벌 숙박단지로 전락하나”… 주민들 ‘헐값매입·생태계 파괴’ 개발계획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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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보물 영랑호가 재벌기업의 숙박단지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속초시가 추진 중인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실상은 관광이 아닌 숙박사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13일 열린 속초시 주관 주민설명회에서  “영랑호가 사유지화되어 결국 재벌의 손아귀에 들어간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정치적 오해의 소지를 비롯해 신세계 측의 헐값매입과 부당이득 문제, 생태계 파괴 등을 거론했다.

이번 사업은 ㈜신세계센트럴이 제안한 민간개발로, 영랑호 유원지와 골프장을 포함한 약 130만㎡(약 40만 평) 부지 중 무려 20여만 평을 숙박시설 중심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야외식물원, 뮤지엄, 스포츠센터 등 관광 기반 시설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면적의 절반 이상이 호텔과 빌라 등 숙박시설에 집중돼 있어, 주민들은 “관광단지라는 포장 뒤에 숙박 사업을 숨겼다”고 지적한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따르면, 개발 예정지는 철새 도래지이자 생태계 변화 관찰지로, 법정보호종인 수달, 황조롱이와 같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영랑호는 전어, 농어 등의 어종이 분포하는 귀중한 자연 자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용역사는 ‘야간작업 지양’과 ‘소음 최소화’, ‘방음판 설치’ 같은 형식적인 저감대책만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로써 실질적인 생태계 보호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곳을 개발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환경가치보다 경제논리를 우선한다는 증거”라며, “지금처럼 졸속으로 밀어붙인다면 되돌릴 수 없는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재’를 민간에 넘기는 구조… 영랑호 사유화 우려 현실로

가장 큰 논란은 ‘공공자산’인 영랑호 일대가 결국 민간 사유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 측이 해당 부지를 헐값에 매입하고, 이후 고급 숙박시설을 지어 막대한 수익을 얻는 구조에 대해, 주민들은 “사실상 시민 자산을 헐값에 넘겨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이 사업이 완성되면 속초의 자연은 재벌의 숙박사업 자원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시민은 그저 그 옆을 지나치는 관람객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절차의 불투명성과 졸속 행정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영랑호 둘레길에 대규모 숙박단지가 들어설 경우, 매연과 소음이 영랑호를 삼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시는 광역교통계획과 도로 확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영랑호에서 시민들을 좇아내는 본말이 전도된 개발”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속초시는 8월 중 강원특별자치도에 관광단지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를 계기로 지역 내 갈등은 더욱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민단체는 본격적인 반대 운동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도의 관광단지 지정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북부권 개발과 지방 소멸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관광개발 사업이 결국 지역의 자연과 공공재를 자본에 헌납하는 구조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랑호 개발 논란은 단순한 개발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성과 생태, 지역경제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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