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 시민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졸속 추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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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는 속초 시민의 자랑이자, 오랜 세월 우리 곁에 살아 숨 쉬어 온 생태적 보물입니다. 사계절의 풍경을 담고, 수많은 시민이 산책하며 위안을 얻는 고요한 호숫길은 속초의 일상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평화로운 공간에 무려 1,300,000㎡ 규모의 대형 관광단지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호텔과 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설 이 개발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이게 우리가 바라는 관광단지의 모습입니까?

속초시는 이 사업이 ‘자연친화적’이라 주장하며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초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눈에 비친 이 사업의 추진 방식은 우려와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개발 예정지 대부분은 영랑호의 수변과 인접해 있으며, 그 가치를 따지자면 단순한 개발지 이상의 생태·수질·경관적 보전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이라면 더욱 신중한 공론화, 사전 합의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시는 2025년 6월 유원지 지정 실효 이전에 평가와 인허가를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민 간담회는 형식적이었고, 공청회 일정조차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시민의 참여 통로는 막혀 있고, 행정은 일방적입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졸속으로 흐르고 있으며, 개발은 이미 정해진 결론처럼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발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무엇을 대가로 얻는 개발인가’. 시민의 동의 없이 강행되는 개발은 결코 지역 발전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시민의 의견이 배제된 환경영향평가는 ‘전략’도 아니고 ‘평가’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신뢰를 잃는 일방적 행정일 뿐입니다.

속초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속초의 아름다움, 그 정체성을 지키는 일은 변함없이 중요합니다. 영랑호는 지금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재벌의 부동산 개발식 관광단지 조성,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지금 필요한 것은 행정의 밀어부치기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다시 묻고 토론하는 공공성의 시간입니다.진정한 속초의 미래는, 그 속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져야 합니다.

글:김인호(속초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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