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의 성대리 작업실에는 ‘토르소’가 세워져 있었다. 마치 오래전 양복점에 놓였던 가봉용 샘플처럼, 그는 그 토르소를 자신의 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몸에 철심을 촘촘히 꽂았다.아이디어도 기발하지만 이는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였다. 철심 하나로 삶과 가치를 세우는 작업에 몰입하고 있는 김용진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는 한 번의 작업에 보통 3개월을 매달린다. 극한의 작업이다. 너무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종종 “나가서 그냥 마구 걷고 싶다”고 말한다. 앉아 있는 시간을 벗어나는 것이 곧 해방이며, 그런 마음으로 성대리 아틀리에를 꾸려간다.
김용진의 토르소는 이제 부처님과 연결되려고 한다. 부처님 형상에 철심을 꽂는 구상을 하고 있다. 철심으로 부처님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철심 하나 하나가 부처님이 일깨워준 고를 상징한다. 부처의 몸에 철심을 꽂는 건 극한의 고통을 묵묵히 인내하는 부처님 가르침 구현이다. 인내와 인욕을 배우게 된다. 김용진은 이 과정을 통해 잔잔한 미소와 자비로 표현된 부처님 형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2019년 고성 산불을 겪으며 고통의 터널을 뚫고 나왔다. 용촌 작업실에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 경험은 오히려 더 크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성대리와의 인연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김용진의 성대리 대작 부처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