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어떻게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영랑호 관광단지 개발을 놓고 속초시와 시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속초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시 개발 모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속초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유문승 원장은 “속초는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밴쿠버’를 지향해야 한다”며 캐나다 밴쿠버의 성공 사례를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람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밴쿠버의 성공 비결
유 원장은 밴쿠버의 성공 요인을 ‘Living First’ 전략으로 압축했다. “밴쿠버는 도시 개발에서 차량이 아닌 사람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원칙 아래 도시 전체를 계획했다고 강조했다.
밴쿠버는 ‘보행자 경험 중심의 도시 디자인’을 통해 자연 경관과 도시의 조화를 이뤘다. 특히 도심 내 특정 지점에서 산과 바다의 경관을 가리지 않도록 법적으로 지정된 ‘전망 통로(View Corridors)’를 관리하며, 고층 건물 신축 시에도 자연과의 연결성을 유지한다. 또한, 고층 건물 1-2층에는 상업 시설을 의무화해 보행자가 활기찬 거리를 걷도록 유도하는 등 세심한 도시 계획을 펼쳤다.
벤쿠버의 독특한 ‘밴쿠버리즘(Vancouverism)’은 고밀 주거와 자연의 공존을 가능하게 한 핵심이다. ‘슬림 타워 + 로우라이즈 포디움’ 방식으로, 주거 용적률은 높이면서도 3~5층 규모의 저층부에는 상업시설, 커뮤니티 센터 등을 배치해 보행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개발사에게 부지 일부를 공원, 해변 산책로 등으로 조성해 공공에 기여하도록 의무화했다.
유 원장은 “밴쿠버의 ‘에코덴시티(EcoDensity)’ 철학은 ‘환경 친화적인 고밀도’를 추구한다”며, “사람이 도심에 모여 살수록 교통 수요와 탄소 배출이 줄어 자연을 보존할 수 있다는 논리로 개발의 환경적 당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장 해변 산책로 벤쿠버 ‘씨월’이 속초에 주는 시사점
밴쿠버의 ‘씨월(Seawall)’은 도시 해안선을 따라 28km 이어진 세계 최장의 해변 산책로다. 유 원장은 이 사례를 들며, “속초에도 영랑호, 청초호,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더욱 확충하여 시민 모두가 자연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속초시와 시민들이 대립하는 영랑호 개발 문제의 해법 역시 밴쿠버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며, “밴쿠버는 모든 주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공개 청문회와 워크숍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반영한다. 이처럼 강력한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개발을 통해 오히려 자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 원장은 “속초는 설악산과 동해라는 천혜의 자원을 품고 있는 곳이다. 이제는 자연과 도시 생활이 조화로운 ‘세계적 수준의 휴양·관광·주거 도시’라는 비전을 가지고, 미래지향적인 도시 계획을 세워나가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설악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