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무릉도원’이라 불릴 만큼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텅 빈 건물들이 즐비하다. 지게를 진 농부상으로 장식된 기이한 건물, 한때 지역 명소로 내세웠던 곤충박물관, 그리고 산림힐링센터까지. 작은 산골마을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외형은 화려했지만 지금은 인기척조차 없다. 문은 굳게 닫히고 잡초만 무성하다.
한때는 “지역을 살린다”는 구호 아래 각종 개발사업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 결과는 초라하다. 도원리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거나 참여하기에는 규모도, 구조도 맞지 않았다. 계획 단계부터 실효성이 없었고, 행정은 주민보다 도면을 먼저 봤다.
이런 사례는 도원리만의 일이 아니다. 고성군 곳곳에 ‘커뮤니티센터’, ‘체험관’, ‘전시관’ 이름을 단 건물들이 수두룩하고 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문을 닫았거나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군비 수십억 원이 투입된 건물들 중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이용하는 곳은 손에 꼽는다.
문제는 지금도 이런 식의 건설사업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이름만 바꿔가며 또 다른 “활성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건물만 있고, 그 속엔 사람이 없다. 접근성은 떨어지고, 운영비만 늘어난다. 애초부터 주민생활과는 거리가 먼 시설들이었다.건물 따로 주민 따로다. 유사 성격의 건물이 즐비하다.
이제는 이런 식의 ‘토건행정’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건물을 짓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 지역개발은 시대착오적이다. 예산만 낭비하고 지역은 더 피폐해질 뿐이다. 건물을 세우는 대신, 이미 지어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돌봄센터, 작은 도서관 등으로 전환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건물로 포장된 허상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의료, 교통, 복지 등 주민 삶과 직결된 현안이 많고 예산도 투입돼야 한다.‘사람 중심 행정’으로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소멸 고령화속에 이런 실효성 없는 고성군의 공공건물은 앞으로도 주민 없는 ‘빈 껍데기 개발’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다.
김형자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