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 30년, 외갓집 같은 고성 삼포리 ‘청솔민박’의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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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해수욕장의 은빛 백사장이 펼쳐진 강원도 고성 삼포리. 전국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여름 피서지다. 특히 마을 안쪽에는 민박집들이 줄지어 들어서며 ‘삼포리 민박촌’이라는 이름으로도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여행의 패턴이 바뀌고 숙박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예전만큼의 북적임은 사라졌다.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온 민박집이 있다. 바로 마을 안쪽 산 아래 자리 잡은 청솔민박. 2층 양옥집으로 지어진 이 집을 운영하는 어명완 사장은 민박 하나로만 벌써 30년을 살아왔다.

“호황기도 있었고, 힘든 시기도 있었죠. 시대가 바뀌니 손님들의 눈높이도 달라졌고요. 그래도 배워가며, 익혀가며 맞춰 왔습니다.”
어 사장의 말처럼, 그는 숙박 앱을 활용한 예약 시스템까지 도입하며 변화에 발맞춰 왔다. 기술은 딸에게 배웠다고 웃으며 말한다.시설도 모두 현대화했다.

청솔민박은 현재 방 4칸을 운영 중이다. 조리시설이 완비돼 있어 콘도 못지않은 편리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이 집의 매력은 널찍하게 잘 가꾼 마당이다. 감나무 그늘 아래 평상, 고기 굽는 공간, 한여름 밤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누워 있으면 마치 외갓집에 온 듯한 정겨움이 스민다.편리함과 시골정취 두가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예전 같진 않지만 단골손님들이 찾아줘서 감사하죠. 요즘은 여름철 반짝하고, 주말 위주로 손님이 좀 있어요.”
어 사장은 삼포리 7번 국도변에 자리한 여느 민박집들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숙박업이 고급화되고 다양화되는 시대, 어 사장은 민박 고유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지키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믿는다. 가격도 7만 원 선으로 가성비가 좋아 찾는 이들이 많다.

청솔민박의 앞마당에는 해바라기가 벌써 활짝 피었다. 주인을 닮은 듯 해맑게 웃는 해바라기가 삼포리의 여름을 다시 부르고 있는 듯하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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