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이 속도를 내며 고성 구간에서도 공사가 일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확인된 두 개 구간—간성읍 동호리 들판과 토성면 신평 들녘—에 대해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두 지역에 통상적인 교량 구조가 아닌 12m 규모의 토공제방(성토 구조)이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동호리 들판의 경우 제방이 완성되면 마을과 들녘 사이가 거대한 흙둑으로 가로막혀 마을 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동호리는 동해와 간성천이 어우러진 탁월한 조망을 갖춘 마을로, 이 지역의 풍경은 고성군민뿐 아니라 방문객에게도 널리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12m 성토 구조물이 들어서면 마을 조망은 영구적으로 차단되고, 생활환경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신평 들녘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고성군에서도 보기 드물게 넓게 펼쳐진 곡창지대인데, 성토 제방이 놓이면 들판이 양분되어 농업적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신평리 주민들은 장마철 배수 지연 및 침수 위험 증가를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교량 구조는 물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전할 수 있으나, 성토 구조는 물길을 막아 유수 흐름에 치명적 장애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형평성 논란이다. 동해북부선 전체 구간 대부분은 교각(고가교) 구조가 일반적인데, 유독 고성 구간에서만 대규모 제방을 쌓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공법 결정의 기준과 절차, 지역별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국가철도공단과 시공사는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주민의 삶을 고려한 공공사업이라면, 최소한의 설계 변경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철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인프라를 넘어, 지역의 미래 환경과 삶의 질에 장기적 영향을 미친다. 성토 공법이 강행될 경우, 고성군의 경관 훼손과 농업 기반 약화, 침수 위험 증가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동해북부선 고성 구간에 대한 교각(교량) 설치로의 공법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민원 차원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주민 안전, 공공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동해북부선은 오랜 숙원사업이지만, 그 혜택이 지역 전체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성토 구조로 인한 피해가 고성군민의 몫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의 삶과 지역 경관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 결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