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간성읍에 거주하는 최선호 씨(81)는 ‘기록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의 자택 낡은 금고 속에는 수십 종의 카메라가 보관돼 있는데, 당시 고가였던 장비를 아낌없이 투자해온 애장품들이다. 펜탁스 제품 중에는 수백만 원대 장비도 포함돼 있다.
특히 그는 1971년 1월 23일 발생한 KAL기 납치 불시착 사건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 속초를 출발한 여객기가 납치돼 북으로 향하다가 조종사의 기지로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 해변에 불시착한 사건이다. 당시 고성군청 공보계에 근무하던 최 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군청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가 현장을 촬영했다. 아사히 펜탁스로 남긴 이 장면은 슬라이드 필름으로 보관돼 있으며, 이후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최 씨는 “광복80주년을 맞아 지난 세월을 돌아 보게 되는데 먼지 묻은 카메라를 다시 꺼내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자연 풍경과 지역 현장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동시에 지역 신문 기사를 매일 스크랩해온 자료는 현재 수십 권에 달하며, ‘신문으로 보는 지역사’라 불릴 만하다. 그의 다양한 기록들은 고성문화원에서 발간한 군지 등에 소중한 자료로 활용됐다.
최선호 씨는 직접 두 권의 자서전을 집필해 자신의 삶과 기록을 정리했다. 서울 직장 생활을 마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고성군청에서 공보업무를 맡으며, 50여 년간 방대한 현장 기록을 축적해왔다.
여든을 넘긴 지금도 그는 현역기자로, 숲 해설가로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여전히 기록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는 그의 활동을 “살아 있는 아카이브이자 지역사의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