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최북단 거진항. 한때 명태 주산지로 이름을 날리던 아름다운 미항이다.
언덕 위에 우뚝 선 흰 등대는 거진의 상징이다. 이곳에 서면 탁 트인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먼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아낙네들의 간절한 마음이 스며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은 듯한 풍광 속에는 도예가 윤상준이 운영하는 포터리(POTTERY) 카페와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크지는 않지만 알차고, 무엇보다 전망이 뛰어나 누구나 한 번쯤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한 공간이다.
윤상준 작가는 딸과 함께 직접 원두를 볶아 손님들에게 커피를 내어준다. 그의 카페 바로 위에는 하얀 외관이 인상적인 ‘언덕 위의 하얀집 펜션’이 있다.
이 펜션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풍경이다. 커튼을 여는 순간 거진 앞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아침에는 침대에서 눈을 뜨며 동해의 일출과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다.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짙푸른 바다와 오가는 배들,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조금 무료해지면 포터리 카페로 내려가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아름다운 도자기를 감상하면 된다. 그래도 아쉬우면 하얀 등대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을 즐기면 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말 그대로 힐링 복합 공간이다.
집의 배치와 인테리어, 그리고 주변 풍경에는 도예가의 예술적 감성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이국적인 풍경은 덤이다.
무엇보다 번잡한 피서를 피해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거나, 연인 또는 가족과 조용한 휴식을 꿈꾼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도 드물다. 이런 환경에서는 몸과 마음의 재충전이 훨씬 빠르게 이루어진다.
올여름 유난히 덥고 지치는 날들이 이어진다. 그럴수록 조용히 거진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한때 명태의 명성으로 북적였던 거진항의 정취는 여전히 남아 있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골목골목의 소박한 풍경은 여행자의 마음을 잔잔하게 흔든다.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곳의 주인 윤상준 작가다. 그의 살가우면서도 젠틀한 모습은 처음 만나는 나그네의 긴장을 자연스럽게 풀어준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낯섦을 좁혀주고, 따뜻한 미소와 배려로 여행의 마지막까지 편안한 여운을 남긴다.
거진등대 언덕 위의 하얀집 펜션과 도예가 윤상준의 포터리 카페. 이곳은 단순히 하룻밤 머무는 숙소가 아니라, 바다와 예술, 사람의 온기를 함께 품은 쉼의 공간이다. 한 번 다녀오면 다시 찾고 싶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치: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등대길 28
글:김형자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