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성에서는 다리 건설이 관광개발의 핵심 사업처럼 추진되고 있다. 통일전망대, 거진 백도, 오호리 죽도섬 등 곳곳에 다리 설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개발은 관광객에게도, 주민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 군수 재임 기간에 유독 다리 건설이 많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는 정책의 한계이자, 관광 비전의 부재를 의미한다. 재선 함명준 군수의 정책능력이 의심받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자연 파괴라는 오명을 남기고 있다. 거진 백도섬을 연결한 다리가 거진경제에 무슨 효과를 가져 왔는지 묻고 싶다.
요즘 논란중인 오호리 죽도 다리는 ‘해중경관 사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시작했지만, 실제로 드러난 모습은 과거 청계천 고가도로를 연상시키는 괴물 같은 구조물이다.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조차 경악하고 있다. 섬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신작로가 왜 필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광경이다.통일전망대 출렁다리는 쌩뚱맞기 짝이 없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금쪽같은 군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들이다.
바다는 고성의 가장 큰 자산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다리 건설은 풍광을 가리고, 생태를 절단내며, 지역 고유의 아름다움을 훼손한다. 관광객이 고성을 찾는 이유는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가 아니다. 청정한 해안선과 어촌 문화, DMZ 접경지라는 독특한 역사와 스토리 때문이다. 다리는 주민의 생활을 연결할 때 의미가 있다. 관광이라는 미명 아래 무인도에 길을 내고 통일전망대에 출렁다리를 매다는 발상은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개발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으로 포장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리를 건넌 관광객이 지역 상권에 남기는 소비는 미미하다. 짧은 방문, 짧은 체류, 지역경제에 기여하지 않는 패턴이 반복된다. 오히려 고성만의 고유한 매력을 소모시키며 장기적인 관광 수요를 갉아먹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고성의 해안선과 섬, 바다는 그 자체로 세계적인 관광 자원이다. 이를 가리는 다리를 세우기보다, 어촌 체험·생태 관광·평화안보 콘텐츠 같은 고성만의 고유성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훨씬 지속 가능한 길이다. 관광객이 고성을 찾고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철골 구조물이 아니라 진짜 경험과 이야기다.
관광의 본질은 ‘다리를 건너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고 체험하는 것’이다. 고성이 진정한 관광도시로 성장하려면, 숫자와 모양새에 집착하는 개발에서 벗어나 고유한 콘텐츠를 살리고 체류형 관광을 만드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글:김형자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