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강릉 식수원 오봉 저수지는 절규하고 있다. 단순한 자연재해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강릉을 찾아 대책을 논의했지만, 정작 지역의 수장인 김홍규 강릉시장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전국으로 생중계된 이 장면은 시민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겼다. “20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나”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뭄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인재(人災)’에 가깝다.
김홍규 시장 개인의 한계를 탓하기에 앞서, 그 배경에 자리한 지역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있다. 능력과 비전보다는 지역 인맥과 조직에 기댄 후보가 유리한 구조, 토호 세력의 뿌리 깊은 영향력은 새로운 인재의 진입을 막아왔다. 그 결과 행정은 주민의 삶보다 보여주기식 관광 사업과 토목 공사에 집중했고, 표 관리식 행정은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시켰다. 이번 가뭄 사태는 그 부작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제2, 제3의 김홍규’가 다른 지역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정치인 흉내만 내는 시장.군수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러한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리 심각한 민생 문제에 직면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대하기 어렵다.지역주민들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수준에서 현안 파악이 가능하고 일을 제대로 할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어떤 리더를 원하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정치권 역시 인맥이나 인기 위주의 공천을 지양하고, 능력과 비전을 갖춘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강릉의 가뭄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지방자치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다. 뼈아픈 성찰과 함께 제도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역발전이란 미명 아래 인허가에 치중하고 보여주기식 포장에 그치고 주민만 피해를 떠안는 비극이 반복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다.
글:김형자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