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명성의 한정식…속초 교동 ‘탱자솥밥’의 일품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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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탱자 사장

한우물 60년 파기도 쉽지 않은데 늘 샘물이 솟게 하는 일은 평범을 넘어서는 일이다.특히 매일 매일 새로운 식탁을 차린다는 게 여간 정성으론 힘들다. 입맛이야 말로 변덕스럽기에 더 그렇다.

속초 교동 구 소방서 건너편 ‘탱자솥밥’은 한결같다는 평가를 듣는다.60년 전통이 그냥 세월 가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탱자 솥밥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예전 맛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사랑방에서 한상 받던 한정식을 여전히 내놓고 있는 김탱자 사장의 열정과 솜씨에 감탄하는 대목이다.

전채가 나오는 한정식은 아무래도 호흡 조절도 되고 여백이 있다.식탐의 완급조절도 되고 정겨운 대화의 물꼬도 틀 수 있다.정겨운 사람과 한정식은 그래서 더 살갑다. 오래 먹는 밥 만큼 정도 더 나눌수 있으니 말이다.

제일 먼저 수저를 댄 두부 스푸 맛은 특이하다.종지 같은 그릇의 앙증맞음에 담백함이 혀를 적신다. 부드럽다. 가지 부침개가 자극을 주면서 식탐을 재촉하고 수육이 속도를 조절하면서 식탁은 점점 풍성햐져간다.노릇한 두부 구이를 한입 넣으니 한정식의 반찬들이 가득 채워지고 한켠에서는 솥밥의 김이 모락모락 풍경이 된다.찰진 솥밥에 숭늉까지 더하니 임금님 수라상이 따로 없다.

가짓수 많지만 어느 것 하나 외면 받지 않은 상차림이다. 정성도 정성이지만 입맛이 먼저다. 그냥 집밥 기분이라고 하기에는 격식과 향기가 가득하다.막장 색채 나는 장국은 국인 듯 찌개인듯 중간정도 지점에서 입맛을 정돈해 준다.

식당도 주인을 닮는 다고 이 집 주인의 손이 크다는 것은 장안에 다 알려진 사실.주인 김탱자 사장은 지역에서 한정식 맛의 진수를 보여온 산 증인이다. 한정식 백년가게의 주인공이나 다름 없다.뿐만 아니라 지역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와 사회활동을 많이 해 온 만큼 손이 큰 모습이 음식에도 드러나고 있다.식당에서 넉넉함은 큰 미덕이다.직접 반찬을 담고 서빙을 하는 한결같은 모습도 신뢰의 증표다.

늘 손님이 붐빈다. 관광객들 우르르 몰려 온다.새해 새로운 출발을 다지면서 근사한 한정식 한상을 마주한 기분 좋은 식탁이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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