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아웃사이더, 그러나 역사의 승리자 (2) ..보수의 심벌 에드먼드 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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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경훈

에드먼드 버크(1729~1797)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 국회의원이었다.그는 독특한 사람이었다. 영국인으로서 미국의 독립을 지지했다. 많은 영국인들은 미국인들을 모국(母國)을 배반한 ‘반역자들’이라 욕했지만, 그는 달랐다. 미국인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세금을 매겼고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에 미국인들의 대표를 보내지 못한채 세금을 얻어맞았으니, 미국인들의 반발과 독립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영국 정치인으로서의 그는 인기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그는 프랑스 혁명을 경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라이벌 관계이다. 많은 영국인들이 라이벌 프랑스의 몰락을 좋아했지만 그는 달랐다. 프랑스 혁명의 무질서와 혼란이 독재자의 출현을 예언했다.
그의 예언대로 프랑스 혁명의 정국은 공화파와 왕당파가 서로 번갈아 집권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러다 나폴레옹이라는 독재자가 나왔는데 그가 유럽을 혼란으로 몰고 갔다.

일부에선 ‘보수 꼴통’의 원조로 버크를 꼽는다. 그러나 그는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수’를 내걸지 않았다. 국가와 사회와 미래 세대를 위한 신념으로 ‘보수’를 주장했던 것이다.

버크는 개인적으로 낙선이라는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했고, 혹시나 정치적 반대자들이 자기 무덤을 훼손할까봐 묘소를 비밀로 하라고 유언을 남겨 그의 무덤이 어딘지도 모른다. 당대의 그는 ‘실패한 정치가’였을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독립과 영국의 헌정질서 유지에 기여했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 가면 버크의 동상이 크게 있는데, 영국의 동상보다 훨씬 크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정치인은 생계형 직업 정치인와 신념과 책임을 가진 정치인으로 나뉘는데, 후자인 신념과 책임을 가진 정치인이 더 필요하고 사회 발전에 도움된다고 역설했다.
분명 에드먼드 버크는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신념과 책임을 다한 정치인이었다. 오늘날 버크는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사상가로서 전세계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어록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국가와 그 법률이 성스러워지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국가의 한시적 소유자, 평생 세 들어 사는 인간이 조상에게서 무엇을 받고 후손에게 무엇을 물러줘야 하는지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이 전부를 소유한 완벽한 주인인 양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유산을 낭비할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즐거움을 추구하려고 사회에 원래 있던 전체 조직을 파괴해 다음 세대에 주거지가 아니라 폐허를 물려주는 위험을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 스스로 조상들이 물려준 제도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후손들 역시 그들이 만들어낸 그 무엇도 전혀 귀하게 여기지 않게 된다. 떠돌아다니는 유행과 환상의 종류만큼이나 자주, 많이, 다양한 방법으로 고삐가 풀린 듯 국가를 바꾸다보면 국가의 영속성이라는 전체적인 고리는 깨지고 만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여름날의 파리보다 나을 것이 없다.”

“법과 정의의 집행관으로 채용되고, 인류에게 처음 자선을 베푸는 사람의 하나가 되고, 과학자, 인문학자, 독창적 예술가가 되고, 사업에 성공하여 날카롭고 왕성한 이해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유한 상인들과 교류하고, 근면, 질서, 성실, 조화로움의 미덕을 보유하고, 교환의 정의를 습관적으로 중시하도록 수련하는 등 이 모든 인간의 정황들이 내가 말하는 자연적 귀족을 형성하는 토대다. 그런 자연적 귀족들이 없는 국가는 없다.”

“개인은 어리석다. 그러나 인류는 현명하다.” (The individual is foolish, but the species is wise.)

글:강경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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