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를 꿈꾸는 당찬 그녀…카페 ‘블루아’ 송정아의 속초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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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이야기 하는 기분이다.편하고 정겹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옷가지도 눈요기로 충분하다. 그림이 시선을 사로 잡고..그러나 역시 최고는 맛이다. 베이글과 샐러드를 시켰다.먼저 샐러드가 나왔다.고구마,견과류,달걀,야채,그리고 파스타가 올려진 모양새가 일단 시선집중.최적화된 계란에 숙성한 고구마,그걸 직접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어 꿀을 살짝 바른 베이글 사이에 낀 쫀듯한 햄의 부드러움이 식감을 배가 시킨다.

속초 번영로 원각사 건너편 카페 ‘블루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상가가 형성중인 길목이다. 그곳에 작은 몸짓으로 영업중이다. 커피와 음료를 비롯해서 샐러드 ,베이글등을 준비하고 있어 끼니 떼우기도 안성맞춤이다.이 집 주인은 송정아씨.카페 이름 블루아에서 ‘아’를 자신의 이름 끝자로 붙인 센스도 좋다.

충남 아산이 고향인 송씨는 원래 검찰사무직 지망생이었다.그 길이 아니다 싶어 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가서 의류업계 MD를 여러 해 하다가 ‘한달살기’ 프로그램으로 고성군 봉포에 왔다. 바다가 좋아서 왔다. 그런데 정말 바다에 푹 빠져 속초에 정착했고 2년전 이곳에 카페를 열었다.

그녀가 바다를 너무 좋아한다는건 이집 핵심 메뉴인 ‘해녀소반’에서 느낄 수 있다.작명도 참 속초답다.속초 바다에서 나는 이런 해산물을 집약한 세트 메뉴다. 주문으로만 만든다. 마치 잔치 때 이바지 음식같이 화려하고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간다. 언제 주문해 볼 요량이다.

이거 말고도 전복 껍데기로 장식을 해 놓는등 바다내음이 가득하다.마치 해저여행을 온 기분이다. 이 뿐이 아니다.옷가지도 준비돼 있다. 동대문에서 직접 골라서 걸어 놓은 제품이다. 소소한 악세사리도 정겹다.부티끄 카페 형식도 갖춰서 이래저래 재밌다.

째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샐러드를 입에 넣는 오후 1시경의 식탁은 참으로 풍요로웠다.송씨는 속초가 획일적인 모습인데 아쉬움을 이야기했다.또한 가성비도 언급했다. 아마도 그녀의 카페가 이런 걸 극복할 거라는 의지로 읽혀지고  불루아의 모습에서 이미 보인다.

그녀는 요즘 매일 새벽 배달을 하고 있다. 샐러드를 직접 차를 몰고 가져다 주는 배달 시스템이다.꽤나 많은 분들이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만의 경쟁력 확보 전략이다.싱싱한 샐러드를 아침 식탁에 올려 놓기 위해 저녁 6시까지 영업을 하고 준비에 매진한다.고령화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올해 35살, 미혼이고 아직 결혼할 생각도 없단다. 그녀는 바다가 좋은 자신의 꿈을 확장하기 위한 구상에 부풀어 있다. 프리다이빙도 배우고 특히 해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정말 해녀가 돼서 물속 깊이 들어가는 신비함을 느끼고 싶습니다.너무 환상적일듯하고 힘들어도 말입니다.” 또한 그림도 배우고 있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는지 벌써 가게 구석구석에 작품을 걸어 놨다.

송정아씨는 지역이 바라고 있는 젊은이 귀촌 모델의 상징일수 있다.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통해 만족도를 체험하고 정착한 케이스다. 송씨 같은 젊은 인력이 많이 지역에 와서 기를 펼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더없이 좋겠다.

송씨가 별도로 내놓은 라벤다 냉차는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 주었다.어디 하나 빈틈없이 해놓은 모습이 상차림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녀는 프로다.젊지만 희망을 일구는 그녀의 모습이 그래서 아름답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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