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레코드 ‘노가리 타령’과 가스라이팅 그리고 정석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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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사용된다. 이런 뜻이라고 한다.“상대방의 심리·상황 등을 조작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고, 타인의 정신을 지배·조종하는 행위”.

가스라이팅은 원래 영화에서 유래했다.1944년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아내를 조정하려 드는 남편이 가스등의 밝기를 조절해서 아내를 미치게 만들려 한다. 남편의 전략은 단순하다.아내가 집의 가스등 밝기가 바뀐다고 말할 때마다 매번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이런 정신적 공격은 아내를 거의 미치게 만든다.

가스라이팅은 현실 도처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더욱 정교해지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거짓 정보도 사실인 것처럼 믿게 만든다.과학적인 사실을 팽개치고 새로운 사실을 구축해서 제시하기도 하니 일반 대중들은 그렇게 믿게 돼 버리기도 한다.

사라진 명태와 관련된 노가리 타령을 들으면 마치 가스라이팅이 연상된다.명태가 안잡히기 시작하니 어느날 노가리가 등장했다. 어민들이 어린 명태 노가리를 많이 잡아 씨가 말라 그렇게 되었다는 거다. 이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 아무런 검증도 없이 노가리를 반복하다 보니 진짜 노가리 때문에 명태가 안 잡히는 게 공식처럼 여겨졌고 그렇게 통용되어 버렸다.

낡은 레코드는 지금도 돌고 있다.가스라이팅이나 진배없다.너도 나도 노가리로 손가락이 향했다. 이러다보니 어민들은 명태를 잡아서는 안되는 정언적 명령으로 이어졌다. 그 틈새에 해양수산부는 치어사업을 들고 명태를 살리겠노라고 등장했다.예산을 퍼붓지만 명태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노가리 타령‘은 요지부동인 것 처럼 보였다.

런던경찰국 형사가 영화 ‘가스등’의 아내에게 진상을 밝혀주듯이 수산업계의 ‘형사’가 등장했다. 제주대 정석근 교수다. 그는 노가리 타령을 전면으로 반박한다.명태가 사라진 건 노가리때문이 아니고 “기후변화가 원인이다.”고 한줄로 맞서며 책도 출간했다.태풍급 “되짚어 보는 수산학‘이 강타했고 지금도 제주에서 계속 북상중이다.

정석근 ‘형사’는 세를 모아가고 있다.여기저기 해양수산업계 가스라이터들이 너무도 견고한 성채를 이루고 있지만 틈새의 구멍이 나고 있다.정석근의 무기는 과학적 논리다.명쾌하다.앞뒤 위 아래 안가리고 직진중이다.해수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갈 것인지 너무도 오랜 세월 판단력을 흐리게 한 노가리 가스라이팅의 결말이 궁금하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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