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동명동 성당 70년…난개발 신음속에 역사와 문화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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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속초 동명동 해안가 언덕배기에 위치한 동명동 성당.외관도 특색있고 속초 앞바다를 훤히 내려다 볼수 있는 명소중 명소다.언덕에서 마치 속초를 지켜주는 듯한 분위기가 전해온다.

그러나 동명동 성당의 의미는 성당 건축 70년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1952년 10월에 건축되었다. 그때는 6.25전쟁 기간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성당을 짓는 기도의 마음이 동명동 성당에 새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 동명동 성당의 속초지역은 38선 이북이었다 전쟁의 포성이 요란하던 고난의 들판이었다.

동명동 성당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써 있다. “1951년 말 속초에서는 미군정의 통치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공산군을 피해 고향을 떠나 월남해 왔던 피난민들이 다시 돌아가길 기다리고 있었지요.그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피란이라는 고통스런 상황과 말투 때문에 북한사람으로 내몰리던 어려움 때문에 보호처를 찾던 이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고난속에서 염원처럼 세워진 게 동명동 성당이다.성당 앞바다 영금정을 돌을 캐다가 벽을 쌓고 미군이 사용하던 드럼통을 펴서 지붕을 덮었다.주민과 신도들의 피나는 노력속에 속초성당이 탄생했다.1952년 10월1일이다.전쟁중에 식량과 의약품 배급장소로,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처로 역할을 했다.그후 전망이 좋아 해맞이 명소로도 명성을 얻었다.실향민들의 기도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고 역사와 스토리 그리고 조망 때문에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그런데 동명동 성당에 가면 현수막이 여러 곳에 걸려 있다.주변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구호가 적혀 있다.이미 설악산쪽은 고층 아파트에 가려 버렸다.답답함이 숨을 누르는 분위기라는게  과장이 아니다.

동명동 성당의 내력을 보면  난개발 반대 목소리에 수긍이 간다. 동명동 성당은 속초의 역사와 함께 한 증인이자 기념비다. 속초시가 전쟁을 통해 실향민들을 중심으로 부흥한 도시임을 감안하면 동명동 성당의 역사성은 충분히 설명되고도 남는다.속초시의 현존하는 건물중 70년이 된 건물도 흔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그것만으로도 속초시의 문화재다. 이런 살아 숨쉬고 있는 문화지대를 사방 고층아파트로 뒤덮는 것이 온당한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속초시가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지향한다면 동명동 성당을 무분별한  난개발속에 왕따 시키는 모습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제 속초의 일출을 보고 그 속에서 기도를 하는 마지막 장소가 가려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어머니를 여의고 상징을 잃는 마음이 이런 걸까.

관광문화도시는 구호로 가능하지 않고 인공구조물을 설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더우기 신생도시 속초는 역사적 장소가 부족하다. 이런 문화재급의 스토리가 담긴 성당 건물을 지켜주는 게 관광문화의 상징적 조치가 될수 있다. 성당에서 오솔길을 따라 동명동 사무소로 내려와 영금정으로 걸어가는 발길은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인가.알짜 명소를  다 뭉개버리고 어디서 관광을 세우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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