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관광객 2천만명의 허와 실…시민 삶 제고 없는 숫자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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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가 발표한 연간 관광객수가 2천만명에 육박한다.하루 평균해서 5만 5천명 정도 온다는 계산이다. 어마어마한 숫자다.여름철 성수기에는 더 많이 온다고 치고 인구 8만 도시에 요즘같은 봄철에도 관광객이 그야말로 미어 터져야 정상이다.그러나 그런 걸 피부로 느낄 수 없다.

관광객 숫자 계산법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거품이 들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숫자의 거품부터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관광객수를 잘못 산출하면 통계의 오류로 인한 정책의 차질을 빚는다. 이를테면 숙박시설이 터무니 없이 늘어나게 되고 실제 그런 조짐이 충분히 시장에 깔려 있다.

속초 관광정책이 거의 관광객 숫자 올인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숫자는 난개발 고층 아파트처럼 치솟는데 실제 속초시민들 호주머니는 두툼해지지 않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 베드타운화 되었을 뿐 관광을 산업화하는데 실패했기에 그렇다.늘 듣는 이야기지만 어디 갈만한 명소가 없다. 낡은 레코드 틀 듯이 설악산과 바다 그게 전부다.

또한 타 산업을 키우고 연계하는 전략이 미흡해서 시너지 효과도 별로고 관광을 뒷받침하는 산업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 속초의 기둥이었던 어업도 시들하다.항구도시지만 해양관광도 전무하다.그냥 와서 먹고 자는 게 전부다. 속초 중앙시장 튀김골목만 성업중이다.설악산 빼고 나면 실질적인 면에서 속초 관광 메뉴 참  빈약하다.

여기서 한가지 간과해선 안될 대목은 어느 도시를 가도 맛집에 길게 줄서 있는 풍경은 흔하다. 그게 속초만의 현상이라고 착각으로 관광의 전부인양 오인하는 것은 위험 천만한 일이다.

이렇게 열거해 보면 2천만 관광객 시대가 사실 속빈강정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우려스러운 건 숫자에 도취된 상황속에 속초 물가는 전국에서 손꼽히게 비싼 ‘악명’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도 관광객이나 주민들에게 아주 안좋은 모습이다. 어떤 형태의 관광객,그게 그냥 놀러 오든 워케이션을 오든 가성비가 높아야 매력이 상승한다. 속초는 여러 면에서 임계점을 노출하면서 한계의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관광객 증가로 얻는 게 살기 안 좋은 도시라는  낙인은 곤란하다.주민들은 이런 물가고 속에 삶의 질이 악화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역설을 겪고 있다.시민들의 숨통이 콱콱 막힐 정도로 도시 환경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2천만명이 뿌리고 간 돈이 다 어디로 흘러 가는지 궁금하다. 2천만 관광객 속초가 진정으로 맞다면 활기가 폭발하고 시민들 삶이 윤택해져야 맞다. 그런데 현실은 암담하다.ktx가 개통되면 관광객이 4천만으로 푹증하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속초시 정책을 짠다면 망조들기 십상이다.

이젠 숫자의 환상에서 한발 물러나 속초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관광정책이 무엇인지 살필 때이다. 시민들 삶이 좋아지지 않는 관광 2천만 시대 별 의미 없다.관광객 없이도  잘 살면 그만이다. 관광객을 많이 오게 하는 것은 거기서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서다. 숫자만 자랑하는 관광정책이 드러내는 문제점을 다각도로  냉철히 점검하고 새롭게 방향을 재정립할 때다. 실속없는 구호에 취하다가 다 말아 먹는다.

글:박도형(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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