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난개발 허가하고 무슨 경관계획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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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동명항으로 가는 길은 속초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속초풍경을 첫 만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터미널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속초상징 수복탑이 나오고 바다를 접할 수 있다.참 멋진 코스다. 그런데 속초의 상징적인 지역이랄수 있는 이곳은 꽉 막힌 형국이다.

41층 아파트가 하늘을 찌르고 서있고 동명항 바다가 보이는 지점에는 건물이 가로막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 서 있는 수복탑의 모자상이 초라해 보인다.그렇게 어수선해진 풍경 한켠으로 쪽문 같은 규모의 바다가 보인다. 이게 속초의 현실이다. 그동안 속초는 난개발로 바다쪽 조망이 다 가로막혔다.목 좋은 곳은 전부 고층 아파트가 독점했다.속초 시내를 지나면서 바다 보기가 어려워졌다.무분별한 건축허가로 인한 후유증이다.

속초시가 경관계획 용역을 추진한다고 한다.급변하는 도시공간 변화에 대비한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 방향의 기초 마련을 위해서란다.예산은 5억원에 18개월간 추진한다.시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속초시의 역사, 문화, 자연경관 자원 등 경관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경관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ㆍ관리할 수 있는 경관관리 기본 틀과 도시 시설물의 효율적 유지ㆍ관리를 위한 공공디자인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목적이다.” 고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게 이런게 아닌가.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동명동 언덕배기에 70년된 천주교 동명동 성당이 있다. 속초시에서 보기 드문 근대건축이자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보존해야 하는 건축물이다. 이곳에 가면 바다쪽을 가리는 고층아파트 건설 추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해맞이 명소 성당의 의미는 사라지고  70년 건축물은 고도처럼 갖혀 버린다. 이런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작업을 하지 못하고 이제 와서 역사 문화 운운하면서 경관계획을 세운다니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아파트가  필요하지만 바다도시 속초의 자산인 탁트인 해변 경관을 확보하는 정책이 진작에 있어야 했다.

경관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난개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순서일 듯 싶다.한쪽에서는 고층아파트가 무분별하게  우후죽순 올라가는데 무슨 경관계획을 세운다는 말인가.동명동 성당 앞의 고층 아파트 문제부터 답을 하는게 순서 아니겠는가? 난개발 따로 경관계획 따로 가는 게 말이 되는가. 난개발을 통제하고 절도 있는 계획을 세우는게 경관계획의 출발점이다. 앞뒤가 안맞는 뒷북 정책수립에 예산을 들이는 게 아깝다.늦어도 너무 늦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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