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승격 60주년…속초 어디로 가야 하나

0
523

1937년은 속초 역사의 분수령같은 해다.도천면에서 속초면으로 개칭되면서 작은 포구마을 속초리가 면소재지가 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해는 속초 보광사가 금강산 신선봉아래 안양암에서 현재 위치로 이전한 해이기도하다.

이어 일제강점기 1942년 10월 1일 속초읍으로 승격되었고 해방후 38선 분할점령으로 소련군정치하에 있다가 1951년 국군이 속초를 수복한 후 UN군의 군정이 실시되면서 속초면에서 속초읍으로 복귀하였다.이때도 양양군이었다.이후 1963년 1월 1일 양양군 속초읍이 속초시로 승격되면서 2023년 시승격 60주년을 맞는다.일제와 분단.전쟁의 거친 소용돌이를 헤쳐나온 대장정의 길이었다.

그간 변천사를 보면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어촌마을에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변모했다.특히 한국전쟁을 거치며 속초는 급격히 성장했다. 전쟁통에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속초에 대거 몰려들었다.통일이 되면 빨리 올라가려고 눌러 앉은 실향민들이 북적였다.고기도 많이 잡혔다. 청호동을 아바이 마을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다.지금은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융합도시지만 속초의 정체성은 실향민 도시라는 걸 부인할수 없다.

속초 변천사를 다 헤아리면 한이 없겠지만 어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변신이 두드러져 보인다. 속초 주산업 어업은 쪼그라든 반면 관광객은 연간 1천8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이런 관광붐속에서 속초관광의 상징이었던 살악산이 쇠락했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외형적인 변화로 고층아파트 난립을 빼놓을 수 없다.바다조망이 좋은 곳은 고층 아파트가 다 차지했고 지금도 건설중이다.찬반 논란이 거세지만 바다도시 속초의 정취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바다는 속초 경쟁력 원천인데 이를 까먹고 있다.외형은 높아졌지만 내부적으로 교통문제,환경악화,문화의 부재등 산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 60년을 향한 속초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먼저 속초 방향 설정에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속초가 관광도시라 하지만 실제 볼만한 관광지가 별로다. 그렇다고 휴양지로서도 딱 부리진 게 없다.산 바다 호수라는 환상적인 자연환경을 가졌지만 눈에 띄는 게 없다. 오히려 역사가 일천한 속초가 보유하는 자산을 이를테면 갯배,수복탑, 동명동 성당등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바다도시 속초에 해양관광도 없다.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바다도시 속초에서 바다를 볼수 없는 역설은 정말 아니다.

두 번째는 주민들의 경제적 소득 및 삶의 질 개선 문제다. 속초 근로소득은 강원도에서도 하위권이다.관광도시 속초의 명성이 무색하다. 기반산업이었던 어업은 위축되고 있다. 관광을 산업화 해서 주민소득으로 연계하는 전략이 시급하다.관광객 숫자를 넘어서 주민 호주머니가 두둑해지는 다각적인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속초안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아파트가 올라간다고 삶의 질이 좋아지는 거 아니다.고층아파트 보다 중요한건 생활여건이다. 교통망이 좋고 문화의 저변이 넓고 사람들의 활기가 넘치는 도시정비가 긴요하고 이를 위한 혁신적 전환이 시급하다.설악산 부활도 절실하다.

세 번째는 덩치가 커진 만큼 속초의 비전과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역량이 준비돼 있느냐는 점이다.속초시 행정은 혁신해야 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너무도 많은 문제가 방치되고 간과되고 있다.소통의 폭을 넓혀야 한다.행정이 적폐를 쌓는 불협화음을 줄여야 한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과거에 매몰된 인식과 통찰로서 속초의 미래를 견인할수 없다.

네 번째는 속초 시민사회의 활력 충전이 필요하다.8도에서 모인 공동체 답게 공론이 활발하고 그를 통한 생산적인 토론과 논쟁이 있는 살아 숨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난류와 한류가 만나 어획량이 풍부한 속초 앞바다처럼 융합이 경쟁력이다.속초 생산성을 제고하는 시민 저력이 필요하다.그렇게 속초의 격과 수준을 끌어 올려야 국제관광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

시승격 60주년,현대사의 고난과 질곡속에 속초시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장하다. 여기서 만족할 수도,손을 놔서도 안된다.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동서고속철이 들어온다고 모든게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가야 속초의 경쟁력 있는 미래가, 시민들의 삶이 풍요로운 품격의 도시로 질적전환을 할지 지혜를 모으는 작업과 결단이 있어야 할 것 같다.일방적인 획일적인 시정으로 도전과 무한경쟁을 극복해 나갈 수 없는 노릇이다.구호만으로 안된다.열린 시정, 열린 시민사회속에서 해법을 찾고 새로운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귀를 열고 포용해야 한다. 그게 미래 60년 속초발전의 첫걸음이다.갈길이  멀다.

신창섭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