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사 불교영화제 작품 감상하기… 위대한 참회곡 ‘미제레레’ 영감 받은 백학기 감독의 ‘공중의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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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최되는 제3회 불교영화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종교를 넘어서는 작품이 무대에 올려진다는 점이다. 백학기 감독의‘공중의자’는 너무 아름다워 100년간 봉인된 미제레레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미제레레 음악에 흐르는 것과 같이 사랑과 원죄 그리고 고백을 다룬다.

사실 미제레레(Miserere)는 기독교에 바탕을 둔 음악이다.원제는 미제레레( Miserrere mei, Deus).라틴어로 “오 하나님이여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다.교황청 소속 작곡가 그레고리오 알레그리가 성경 시편 51편을 모티브로 작곡한  불세출의  걸작이다.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평온을 주는 위대한 참회록음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악기 없이 부르는 아카펠라 음악의 대표곡이다.

이 음악은 1630년대에 교황 우르바노 8세의 통치 기간 동안  성 금요일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느 시점에서 음악을 필사하는 것이 금지되었다.로마 교황청에서는 이 작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필사(筆寫)한 자는 파문을 하도록 하였다.

특히 이 음악과 모차르트와 인연은 흥미를 더해준다.1770년 14세의 모짜르트가 이탈리아 여행 중 이 곡을 단 한 번 듣고 악보로 그려낸 일은 유명하다.교황 클레멘스 14세는 모차르트의 음악적 천재성에 찬사를 보내고 그에게 황금 박차 훈장을 수여했다.이렇게 신비속에 140년 봉인된 음악이 모차르트로 인해  외부세계에 알려졌다고 한다.

미제레레는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가? 성경 시편 51장은 다윗이 용서를 비는 기도문이다.다윗 왕(King David)은 충직한 신하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의 모습에 반해 동침한 뒤 임신을 하게 되자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우리야를 전쟁터로 보내서 죽게 하고 밧세바를 차지한다.다윗답지 않은 모습이다. 누구든 실수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스토리 구조다.

선지자 나단이 다윗 왕의 이러한 부도덕함을 꾸짖자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지은 시가 바로 시편 51이다.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회개한다.

다윗의 노래인  시편51장은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내 죄악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내 죄를 깨끗이 없애 주십시오. 나의 반역을 내가 잘 알고 있으며, 내가 지은 죄가 언제나 나를 고발합니다.주님의 눈 앞에서, 내가 악한 짓을 저질렀으니, 주님의 판결은 옳으시며 주님의 심판은 정당합니다.”

다윗은 이 고비를 넘기고 훗날 승승장구한다.다윗 스토리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하나님 앞에서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을 받는다는 서사는 연약하고 허물 많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 무릎 꿇게 한다.

이같은 전형적인 기독교적 서사에서 영감 받은 작품이 불교영화제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그 점에서 이번 보광사 불교영화제가 주는 의미는 융합적이고 초월적이라고 할 수 있고 나아가 영화제 격을 높여주고 있다.영혼이 맑아지는 명곡에  영감을 받은  그 역시 영혼이 맑은 백학기 감독이 연출해 내는 독립영화 ‘공중의자’ 스크린이 기대되는 이유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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