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주의 고성여행(12)…탁트인 신평 벌판이 안내하는 백두대간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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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변현주

이동중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걷는 재미 쏠쏠합니다.토성면 신평리 들녘은 그렇게 하기 안성맞춤인 장소죠.일 마치고  신평리나 용암리 지나는 길에 잠시 차를 세워두고 농로를 걷는 거 아주 좋은 위치죠.요즘은 논에서 쑥쑥 커가는 벼의 모습이 여러 가지 모양의로 다가오죠.

녹색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도 하고 대형 도화지에 그린 수채화 같기도하고 아무트 장관입니다.탁트인 벌판에 논에는 녹색 물감이 일렁이는 듯하고 뒤로는 백두대간의 우똑선 봉우리들, 신선봉 울산바위 그리고 저멀리 대청봉이 보이는 모습은 거대한 벽화같기도 하고 장엄합니다.지역의 거봉들을 마주하면 걷는 코스로 신평들녁이 최적지라고 할수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에서 최근 유행한다는 3분 빨리걷기 3분 천천히 걷기를 시도했습니다.간격을 두고 걷기에 ‘인터벌 속보’라고 하는데  그렇게  걸으면 근육을 키워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30분 이상 걸으면 효과 만점이라는 권고에 따라 저도 새터가는 길목에 차를 세우고 일단 천천히 걷기를 시작합니다. 탁트인 농로는  물가고에 기름값인상에 이래저래 답답함이 짓누르는 요즘 청량제 같이 다가옵니다.일자로 쭉 받은 길이기에 앞만 보고 걸으면 됩니다. 3분 속보 3분 천천히 조절하기가 쉽습니다. 조금 걷다가 우측을 보니 운봉산의 봉긋한 모습이 인사를 건넵니다. 벼가 자라는 프레임에서 보는 운봉산의 짓푸른 모습 아주 아주 활기 넘쳐 보입니다.

광활한 경작지는 농사로서 뿐 아니라 여러 가지로 유용하고 혜택을 주는 장소죠. 이렇게 운동을 할수 있고 생태계 유지나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이 너른 들이 그냥 황량한 벌판이다고 하면 어떨까요.문득 농로길에 꽃들이 도열해 있으면 더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농로 교차로도 나오면서 잠시 쉼을 허락합니다.들풀이 펄럭이고 농수로 물소리도 졸졸 들립니다.날씨가 좀 흐려 온전히 울산바위 모습을 볼수 없지만 뒤를 돌아다보니 저멀리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대평원을 연상하는 그림 그 자체입니다. 역시 시원함이 넘칩니다.

제가 택한 농로코스는 신선봉에서 내려와 화암사를 거쳐 흘러가는 천진천이 나오는 지점이 종착집니다. 도자기 굽는 곳이 보이는 주변은 잘 정돈된 정원으로 꽃들이 수놓고 있고 의자도 마련되어 있어 걷기의 휴식장소로 좋네요. 날씨 좋으면  꽃차 마시기 좋은 분위기죠.그렇게 잠시 물소리를 듣고 나서 역으로 돌아오면 걷기 코스는 끝납니다. 탁트인 벌판에서 가슴 활짝 펴고 속보와 천천히를 반복하면서 걷는 짜릿함에 그 어느때보다 걷기에 몰입할수 있었습니다. 들판에서 울산바위 신선봉을 가장 폭넓게 마주하면서 걸을수 있는 고성의 알려지지 않는 여행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변현주(진부령 꽃차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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