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안내판 하나 없는 지질명소 운봉산 주상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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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운봉리와 학야리에 걸쳐 있는 운봉산은 높지 않지만 뾰족한 모양의 특이성 때문에 성스럽게 다가온다.실제 지역주민들이 신성시하는 산이다.운봉산이 갖는 매혹은 그런 외관만이 아니다.

주상절리 현무암 지대가 있다.운봉리 마을 우측으로 가서 버섯농장 쪽에서 오르다 우측 샛길로 조금 가면 산중턱 경사면에 잿빛 현무암 뒤덮인 모습이 나온다.거무 튀튀한 모습을 한 돌 무더기는 마치 강이 흐르는 듯 산줄기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을 하고 있어 ’돌이 흐르는 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독특한 형상에 탄성과 감탄이 절로 나온다.숨어 있는 비경이다.어떻게 이렇게 형성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바로 나온다.

바위는 모두 용암 분출로 생성된 알칼리성 현무암이다. 이렇게 수많은 암석 덩어리들이 사면의 경사 방향 또는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듯한 모양으로 쌓인 지형을 암괴류(岩塊流)라고 한다. 산간지역에서 암괴류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현무암으로만 이뤄진 것은 극히 드물다.

운봉산 암괴류는 약 720만~750만년 전(신생대 제3기)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 주상절리가 빙하기를 거치며 얼고 녹기를 반복하다 부서진 흔적이라고 한다.딱히 모양을 특정할수 없어 보이는 육각형 모양도 있는 돌덩이들은 제주에서있는 현무암과 달리 표면에 구멍이 적고 돌 무게도 훨씬 무겁다.한국지질자원 연구원에 따르면 운봉산 화산암의 근원 마그마는 지하 160㎞ 깊이에서 형성되었다.이런 연유인지 운봉산 주변에는 특이한 형상의 바위와 돌들이 많이 산재해 있다.

이같은 특이성으로 인해 이곳은 2014년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고성엔 운봉산 말고도 화진포와 송지호해변 서낭바위, 능파대 등 네 곳이 포함된다.

문제는 이같은 사실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주상절리 현장에 가 봐도 상세한 내용을 적어 놓은 변변한 안내판 하나 없다.국가지질공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관리나 홍보가 부족하다.운봉산에 얽힌  이야기등이  조합되면 좋은 스토리 텔링이 될수 있는  환경이다.

더욱이 화진포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지질공원은 운봉산과 인접거리한 바다에 위치하고 있다.따라서 서로 연계해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군민 김모씨는 “평생 여기 살았지만 처음 가봤다.이런것이야말로 관광자원 아니겠는가. 좀더 체계적으로 공원화해서 널리 알리는 작업을 해야한다.1차적으로 가파른 등산로를 안전하게 다니도록 정비하는 일이 시급하고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시민 A씨는 “이렇게 좋은 상품을 방치해 놓는 게 너무 아깝다.그냥 돌더미가 아니고 중요한 학습현장이다.”고 말한다.

장구한 세월에 걸쳐 자연적으로 형성된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운봉산은 보배이다. 정상에서 볼수 있는 시원한 동해바다와 설악산의 장관과 함께 이같은 자원을 십분활용하는 정책적 실천을 서둘러야 한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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