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화가 한부열 내년 진부령미술관서 특별초대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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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 가는 길에는 온통 단풍이었다. 전날밤 비가 온탓인지 더욱 계절이 스산해지는 느낌이었다. 발달장애 화가 한부열네 가족은 경기도 남양주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고성군 진부령 미술관에 도착했다.중국 코로나 봉쇄로 사업장으로 출국하지 못하는 아버지도 동행해서 모처럼 가을 나들이 겸한 길이다.진부령은 첫 방문이라고 한다.

진부령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진부령미술관에서 내년 전시회 개최를 협의하기 위해서다.산간 고지대에 이렇게 멋진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전시실 규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현재는 소나무 원로화가 김경인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중이다.

전석진 진부령미술관장은 한부열 군과 긴 대화를 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지만 그의 재능을 칭찬했다. 어머니가 챙겨온 도록을 보고 “장애를 극복하는 섬세한 터치가 인상적이다. 순진무구의 마음에서 그대로 우러 나오는 세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들이라 감동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 한부열의 전시회가 장애인이나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전시회가 될 듯하고 진부령미술관에서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덧붙였다.전관장은 한부열 특별초대전을 내년 10월 이전에 개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부열은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어머니가 대신해 주고 있다. 어머니는 “대작도 2편 준비돼 있고 많은 작품이 이미 있기에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부열은 30센티미터 자로 정교한 선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서 사람과 사물을 형상화하는 독특한 그림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그림이 직관적이고 천진난만한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2017년 신한갤러리 초청 개인전에서 60여점이 완판될 정도로 애호가들이 많다. 2022년 포스코 협약 장애인 화가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되었고 30여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진 발달장애인들 가운데는 관록을 인정받고 있다.올해 제41회 국전  비구상 부분 입선 수상을 했다.

그가 준비해온 도록에 이런 구절이 있다.“모두가 이룰 수 있는 희망을 그리고 싶습니다.저는 말로 제 마음 속 이야기를 하지 못하지만 같이 웃을 수 있는 따스함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을 그립니다.”

한부열의 작품 활동을 위해 가족 모두가 헌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고 경기도 남양주에 작업실도 마련했다.한부열 가족은 전석진 관장과 협의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진부령의 독특한 풍경을 잠시 둘러보고  용대리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남양주로 돌아갔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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