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멈추고 지역을 다시 본다…박동국 수채화전이 보여주는 승화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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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날마다 항구와 등대, 울산바위를 본다.곁에 있으니 어떤 때는 감흥도 없다.그런 약간의 익숙해짐에 박동국은 새롭게 말을 건다. 박동국은 우리 지역이 품고 있는 삶과 아름다움에 새로운 시선과 통찰을 준다. 그래서 화가의 붓길은 따스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하다.

속초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박동국 수채화전(10월14일-10월17일)이 보여주는 게 바로 재발견이다.그가 발길 멈추고 본 재발견이다.수채화 전시회만 20번째 전시회니 내공이 수북히 쌓인 연륜이다.그가 발품팔아 보고 느끼고 화폭에 담은 수십점이 전시되고 있다.

화가의 화폭에 담긴 거진을 비롯한 가진,교암 ,아야진,천진 바다는 아침마다 보던 모습과 다른 색감과 정취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곡선의 해안선에 갈매기가 화폭을 메운 항구와 바다는 그렇게 미학적 경지를 보여준다.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한 울산바위 스캐치,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은 인제 자작나무의 늘씬한 모습..그리고 한점 걸린 갯배에서 발길을 딱 멈추게 한다.

박동국 그림의 포인트다. 그가 지역의 이런저런 풍경을 그리지만 실은 삶을 말하고 있다.아버지와 친구들이 굵은 땀을 흘리는 바다와  갯배 그림에는 긴 세월 지역을 관통한 삶의 고단함이 묻어 난다. 그리움이 있고 회고가 흐른다.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그래서 마음이 뭉클하고 내게 말을 거는 듯 박동국은 가깝게 다가선다.전시회를 본 많은 분들이 “ 참 좋다”는 표현도 가깝게 다가온다는 다른 표현일 듯 싶다.정말 친근하고 좋다. 정감 있다. 이웃을 대하는 듯하다.

지역에 거주하면서 이렇게 지역과 밀착된 풍경속에 아름다움과 삶의 눅눅함을 함께 담아내는 그의 작가정신에는 향토정신이 진하게 배어난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이야기 하는 것을 넘어 화폭에 승화시키는 작업은 지역의 귀한 자산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보태고 지역문화를 기름지게 하는 일이다.자꾸 우리를 다양한 방식의 문화로 표현하고 공유하고 하는 일이 진정 ‘문화도시’로 가는 길이다.날도 차가워지는 길목에 박동국의 수채화가 그렇게 마음을 데워주니 좋다.

박동국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다수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개최했으며  강원미술상 본상과 속초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중견작가다.현재  고성군 용천에서 작업중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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